진화한 금융 AI비서 “오늘 주가 올랐네요”

진화한 금융 AI비서 “오늘 주가 올랐네요”

입력 2017-06-30 00:29
수정 2017-06-30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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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체-금융기업간 협업 잇따라…음성인식 개선·보안 강화는 숙제

KT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 오늘부터 국내외 시황 등 제공
SKT도 ‘누구’ 금융서비스 곧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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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이용한 금융포털이 생활 속으로 속속 진입하고 있다. 올해 말이면 집에서 앉아 AI 스피커와 대화하며 은행 송금을 하고, 장기적으로 주식을 사고팔 수 있게 된다.

사람 대신 로봇이 창구에서 손님을 맞는 은행 지점이 생기고, 투자 및 자산 상담을 해 주는 식으로 진화를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예상만큼 빠른 수준의 혁신은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금융보안, AI의 언어 이해능력 개선 등 큰 숙제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KT는 30일부터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를 통해 주가·지수 조회, 차트 조회, 국내외 시황정보 등을 제공한다고 29일 밝혔다. 사용자가 ‘지니야, 오늘 주식시장 어땠어’라고 물으면 ‘코스피 지수가 일정 이유로 전날 대비 상승·하락했다’는 식으로 답변하고 TV에서 관련 정보를 보여 준다. 이는 지난 4월 미래에셋대우와 업무협약을 맺은 뒤 처음으로 내놓은 협업물이다. 향후 비대면 계좌개설, 주식 실거래 서비스도 추진한다. 오는 9월에는 인터넷 전문은행 K뱅크와 함께 퀵송금, 계좌조회 등을 집에서 음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카우치 뱅킹’ 서비스를 내놓는다.

SK텔레콤은 지난 21일 삼성증권과 ‘인공지능 음성 금융서비스’ 제공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3분기에 금융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했다. 역시 인공지능 스피커인 ‘누구’를 이용해 국내외 주가지수 및 관심종목 주식 시세, 주식 및 펀드 추천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SK텔레콤은 지난달 KEB하나은행과 협약을 맺고 ‘AI 음성 금융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하루 8000만건에 이르는 계좌 잔액 조회, 거래내역 조회, 지점 안내 등을 처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 CNS는 지난 27일 ‘AI 기반 대화형 로봇(챗봇)’을 시연했다. 사용자에게 가장 많이 투자한 상품이나 감수할 수 있는 손실의 범위를 묻고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식으로 작동한다. 10월 시범서비스를 시작하고 연말쯤 우리은행 창구에서 직접 고객을 맡는다. 업무 범위에 대해서는 양 기관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6일 5000억원 규모의 상호 지분 투자를 한다고 공시한 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도 디지털금융 분야에 적극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이튿날 AI 전문가를 대거 보유한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도 인수했다.

하지만 실제 의자에 앉아 편안하게 은행·증권 업무를 보려면 풀어야 할 숙제들이 남아 있다. 아직은 말을 글로 바꾸는 정도인 음성 인식 수준이 발전해야 하고, 금융보안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실제 아마존의 AI 스피커 에코도 TV 속 목소리를 주인 명령으로 인식하고 물건을 주문한 경우가 있었다. KT 관계자는 “우선 금융보안과 관련해서는 금융사의 모바일앱 보안 로그인을 연동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강희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아직은 현재의 AI가 금융업무 전반을 해결하거나 인간을 대체하기는 힘들다”며 “사용자의 목소리 지문을 읽는 금융보안 수준이나 말의 뜻을 이해하는 정도의 음성 인식 수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7-06-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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