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빈집 사물인터넷 안심서비스
LGU+ ‘홈 IoT’ 반년 새 20만 가구 가입USB형 허브 꽂은 후 스마트폰 앱과 연결
플러그형은 일반가전도 껐다 켤 수 있어
창문엔 열림감지센서로 침입 여부 알아
月 1만 2100원이면 5가지 단말기 사용
서울에 사는 회사원 최현서(28)씨는 설을 맞아 고향인 경남 거제에 내려간다. 5일간 집을 비워야 하는데 반려견인 시추 ‘초코’가 걱정이다. 초코는 폭식하는 습관이 있어 사료를 많이 부어 두면 한꺼번에 먹어 버린다. 돌봐 줄 사람을 구하기도 쉽지 않아 버스에 태워 장거리를 함께 이동해야 할지 고민이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 다세대주택에서 자취 중인 홍아름(35)씨는 지난 여름 빈집털이를 당했다. 가스배관을 타고 3층까지 올라온 도둑이 온 방을 헤집어 놓고 노트북과 디지털카메라를 훔쳐 갔다. 홍씨는 도둑이 다시 올까 두려워 며칠간 친구 집에 묵었다.
설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장기간 집을 비울 때 유용한 안심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집 밖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집 안의 가전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 가정에서 쓰는 IoT인 LG유플러스 ‘홈 IoT’ 서비스는 출시 반년 만에 20만 가구가 가입했다. 통신 3사 가운데 가입자가 가장 많다. 특히 최근 2주 사이 1만 가구가 가입해 전파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IoT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집게손가락 크기의 IoT 허브가 필요하다. 무선 통신 솔루션인 지웨이브(Z-wave) 전파를 사용해 집안의 각종 기기를 연결해 주는 장치다. USB 형태로 돼 있어 인터넷 공유기에 꽂아 쓰면 된다. LG유플러스 고객이 아니더라도 쓸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 애플리케이션 마켓에 들어가 IoT@home 앱을 내려받는다. 이 앱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홈 IoT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전원 플러그에 꽂아 쓰는 돼지코 모양의 IoT 플러그는 스마트 기능이 없는 일반 가전도 똑똑하게 변신시킨다. TV, 컴퓨터, 밥솥, 가습기 등 가전 코드에 IoT 플러그를 꽂으면 스마트폰 앱으로 끄고 켤 수 있다. 깜빡하고 온수매트를 켜 두고 외출했더라도 스마트폰으로 전원을 끌 수 있다. 가전이 일정 기간 작동하지 않는 대기상태라면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해 대기전력을 최소화한다. 사람이 집에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싶으면 TV 등을 일정 시간 켰다가 끌 수도 있다.
창문이나 문, 서랍 등에 설치하는 IoT 열림감지센서는 문이 열리면 자동으로 스마트폰으로 침입 사실을 알려준다. 지금은 개폐 여부만 감지할 수 있지만 비가 오거나 해가 드는 등 날씨에 따라 여닫을 수 있는 지능형 창문도 상용화될 전망이다. IoT 가스록은 가스 밸브에 설치해 쓴다. 가스레인지에 냄비를 올려두고 외출했더라도 스마트폰으로 끌 수 있다.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집에는 자동 사료급식기인 펫 스테이션이 유용하다. 사료통을 채우고 외출하면 앱을 통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먹이를 줄 수 있다. 1회 5~100g, 1일 최대 20번까지 급식량을 조절하기 때문에 폭식을 예방할 수 있다. 워키토키 기능이 있어 반려동물과 소통이 가능하다.
‘홈CCTV 맘카’는 좌우 345도, 상하 110도 회전하는 200만 화소의 고화질 홈 폐쇄회로(CC)TV 이다.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집안 구석구석을 확인할 수 있다. 인체감지 기능이 내장돼 있어 외부인 침입을 감지해 자동으로 알려 준다. 증거화면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녹화·캡처도 가능하다. 유플러스 초고속 인터넷을 함께 쓰면 한 달에 8800원을 내고 3년 약정으로 이용할 수 있다.
IoT에너지미터는 두꺼비집에 설치하는 장치로 전기 사용량을 초 단위로 확인할 수 있다. 집에 아무도 없는 데 실수로 켜 둔 가전 때문에 전력 사용량이 많은지 파악할 수 있다. 일간, 월간 누적 사용량을 중간중간 확인해 누진세 구간에 진입했는지를 미리 알려줘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다.
IoT 단말기 가격은 종류에 따라 다르며(표 참조), 단말기 사용료는 개당 월 1000원이다. 단 같은 종류의 단말기는 개수에 상관없이 한 개의 이용료만 내면 된다. 월 1만 2100원을 내면 기계 값 없이 5개의 단말기를 쓸 수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2016-02-02 2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