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폰 부담 줄여볼까’…중고폰 매매 연간 1천만대

‘최신폰 부담 줄여볼까’…중고폰 매매 연간 1천만대

입력 2015-08-31 07:37
수정 2015-08-31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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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LG유플러스, 데이터완전삭제 서비스로 개인정보 유출 차단

서울에 사는 회사원 이모(38) 씨는 최근 갤럭시 노트5로 휴대전화를 바꾸려 마음먹었으나 기존 휴대전화 단말기의 약정 기간이 아직 3개월가량 남아 있음을 알고 고민에 빠졌다.

과거보다 가뜩이나 단말기 지원금이 적어진 상황에서 남은 약정 기간까지 감수하기엔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난감해하던 이 씨는 현재 사용 중인 단말기인 노트3를 중고폰으로 팔 경우 남은 할부금을 충분히 갚을 수 있다는 통신사의 제의에 난생처음으로 중고폰 매매를 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연락처, 각종 사진 등 내밀한 사생활을 담고 있는 휴대전화 단말기를 파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았으나 통신사에서 데이터완전삭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설명에 마음을 굳혔다.

우리나라의 휴대전화 단말기 가격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이 씨처럼 쓰던 중고폰을 판매함으로써 새 단말기 구입 부담을 줄이려는 사람이 점차 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고성능 스마트폰의 급격한 보급과 작년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발효로 인한 단말기 지원금의 급감이 맞물리며 국내 중고 휴대폰 시장은 연간 1천만대 수준으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에는 사설 중고폰 매입업체와 온라인 등에 집중됐던 중고폰 매입이 KT와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는 물론 우체국, 생활용품 매장, 인터넷 서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체들로 확대되고 있어 소비자들이 더욱 손쉽게 쓰던 전화를 처분할 수 있게 됐다.

KT는 2012년 3월부터 ‘올레그린폰’이라는 이름으로 중고 휴대전화 단말기 보상매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국의 올레매장에서 가격 정찰제를 운영하고 있어 가격이 수시로 바뀌고 광고 가격보다 실제 보상가가 훨씬 못 미치는 일부 사설 중고폰 매입업체와 비교하면 신뢰도가 크다는 것이 KT 측의 설명이다.

KT 관계자는 “최근 매입되는 중고폰은 2012∼2013년 출시된 스마트폰이 대부분으로 갤럭시S3와 갤럭시S4, 아이폰5, 아이폰5S 등이 70%에 달한다”며 “고객 대부분은 5만∼30만원의 보상금을 최신 휴대전화 구매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전국의 매장에서 중고폰 매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장에 방문한 고객은 상담사와 협의해 팔고자 하는 휴대전화 단말기의 등급을 분류한 뒤 매입가를 안내받을 수 있다. 매입 단말기의 시세는 LG유플러스 홈페이지의 고객센터에서 매달 업데이트된다.

KT와 LG유플러스는 세계 최대의 데이터 영구 삭제 전문 업체인 핀란드의 블란코사와 제휴해 데이터완전삭제 서비스를 제공, 개인 정보 유출을 원천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T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중고 단말기는 개인정보 등 저장된 데이터의 영구삭제가 아닌 단말 초기화 과정만 거친 상태로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통신사의 경우 단말기 내 정보 복원을 불가능하게 처리해 소비자들이 쓰던 휴대전화를 안심하고 판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SK텔레콤도 SK그룹 계열사인 SK주식회사 C&C 등과 제휴해 대리점에서 중고폰 매입을 진행하고 있고, 인터넷 서점 알라딘, 생활용품 매장 다이소의 전국 127개 매장, 전국 우체국 220여 곳에서도 중고 휴대전화 매입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한편, 한국갤럽이 작년에 내놓은 ‘중고폰 시장 소비자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중고폰을 판매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약 10명 중 4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폰을 처분하지 않는 이유로는 어떻게 팔아야 할지 몰라서(21.0%), 처분해도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작아서(17.2%), 저장된 데이터 때문에(13.9%), 처분하기 번거로워서(12.7%), 나중에 쓸 일이 있을 거 같아서(12.7%) 등이 꼽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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