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출하량 사상 첫 3억대 육박
올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3억대에 육박하는 등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계절적 비수기에 달성한 기록이라 의미심장하다. 가장 큰 원인인 저가폰 물량 공세로 화웨이, 레노버,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덩치를 키운 것이다. 양강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하지만 길게 보면 이렇게 커진 ‘파이’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스마트폰 시장이 커진 가장 큰 요인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약진이다. IDC 조사를 담당한 멀리사 차우는 “‘피처폰의 죽음’이 예상보다 일찍 다가오면서 신흥시장 소비자들을 스마트폰 시장으로 이끄는 역할을 중국 업체들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올해 2분기 2030만대(6.9%)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040만대, 4.3%)의 거의 2배에 가까운 성장세다. 레노버 역시 이 기간 1580만대(5.4%)의 판매고를 달성해 전년 동기(1140만대, 4.7%) 대비 38.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두 중국 제조사의 시장 점유율은 1년 새 9.0%에서 12.3%로 3.3% 포인트 높아졌다. 또 다른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샤오미의 글로벌 점유율이 4% 안팎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중국 제조사 3곳의 시장 점유율은 16~17%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업계 1위 삼성전자는 지난 1년 새 출하량이 3.9% 감소(7730만→7430만대)해 시장 점유율은 32.3%에서 25.2%로 7.1% 포인트 급감했다. 2위 애플의 시장 점유율도 13.0%에서 11.9%로 1.1% 포인트 떨어졌다. 삼성전자-애플-중국 3사의 3강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시장 확대가 삼성전자, 애플 등 기존 톱플레이어들에게 결코 불리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신흥국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질 것이고 자연스럽게 갤럭시나 아이폰에 대한 수요도 커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DC 관계자도 “스마트폰 시장엔 여전히 충분한 성장 기회가 있다는 것이 이번 2분기 출하량 조사 결과로 증명됐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4-07-31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