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기간에 이탈한 가입자 3분의 2 되찾아
45일간의 영업정지를 끝낸 KT가 영업재개 6일만에 영업정지기간 빼앗긴 고객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9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KT 전용으로 출시된 휴대전화 단말기의 출고가격을 반값으로 할인하는 정책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영업을 재개한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6일간 하루 평균 1만5천64명씩, 모두 9만388명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는 KT가 지난 45일간의 영업정지기간에 타사에 빼앗긴 가입자(14만8천710명)의 3분의 2에 육박하는 규모다.
특히 가입자 수가 지난달 29일 1만9천386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에도 30일 1만7천404건, 5월 1일 1만4천105건, 2일 1만6천992건 등 상승기조를 유지해 지난달 무너진 시장점유율 30%선 회복이 기대된다.
업계서는 휴대단말기 반값 할인 정책의 성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KT는 영업재개 당일 ‘갤럭시S4 미니’ 가격을 기존 출고가(55만원)의 절반인 25만9천600원으로 인하해 선보였다. 정부가 정한 한도(27만원) 안에서 보조금이 지급된다고 해도 거의 공짜로 살 수 있는 가격이다.
또 28일부터는 LG전자의 KT 전용폰인 ‘옵티머스GK’ 출고가도 25만9천600원으로 내렸다. 이른바 공짜폰의 종류를 늘린 것이다.
아이폰4S 등 출시 기간이 한참 지난 단말의 가격 인하도 병행해 선택 폭을 넓혔다.
이들 휴대전화는 최신 휴대전화는 아니지만 비교적 근래에 출시돼 여전히 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기종들이다.
여기에 어버이날과 어린이날이 있는 5월 가정의 달 수요가 겹치면서 이들 휴대전화에 대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KT 관계자는 “신규·번호이동 가입자 중 갤럭시S4 미니와 옵티머스GK 판매 비중이 30%를 넘는다”면서 “특정 기종에 판매 비중이 이렇게 쏠리는 현상은 신규 단말 출시 때를 빼고는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단말 할인 효과가 입증됨에 따라 타사도 영업 재개와 함께 단말 가격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19일 영업을 재개하면 팬택의 베가 시크릿업 모델 가격의 출고가를 인하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 모델은 LG유플러스가 잠시 출고가를 인하해 팔았으나 단말기 제조업체인 팬택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다시 원래 가격으로 판매됐던 모델이다.
통상 이동통신사가 부담하는 보조금과 달리 출고가 인하는 단말기 제조업체가 휴대전화의 가격을 내리는 형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 경쟁이 출고가 인하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KT가 상당한 성과를 입증한 만큼 타사도 영업 재개와 함께 출고가 인하에 나설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