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는 양사 전략 제품
삼성전자가 ‘갤럭시S3’ 공개 일정을 발표하자 애플도 기다렸다는 듯 ‘뉴아이패드’의 국내 출시를 확정했다. 삼성과 애플의 전략 제품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면서 두 회사의 신경전도 한층 가열되고 있다.SK텔레콤과 KT도 애플의 뉴아이패드 출시 발표에 맞춰 요금제를 공개했다. 단, 이 제품은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망을 지원하지만 국내에서는 주파수 문제로 3G와 와이파이(무선랜) 전용 모델로만 쓸 수 있다.
‘3G+와이파이’ 모델의 실구입가(할부원금)는 2년 약정 기준으로 16기가바이트(GB) 67만원, 32GB 79만원, 64GB 90만원이다. 여기에 두 회사 모두 2GB, 4GB의 데이터 용량을 제공하는 2가지 요금제를 선보였다. KT가 2만 7500원(2GB)·4만 2500원(4GB)으로, SK텔레콤의 2만 9000원(2GB)·4만 5000원(4GB)보다 저렴하다. 하지만 SK텔레콤의 경우 자사 스마트폰 이용자가 뉴아이패드를 구입하면 통신비를 추가로 할인해 줘 실제 부담금은 KT보다 약간 적다.
하루 앞서 지난 16일에는 삼성전자가 다음 달 3일 영국 런던에서 ‘삼성 모바일 언팩’ 행사를 갖는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공개할 제품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갤럭시S3’가 확실시된다. 런던 올림픽 무선통신분야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가 올림픽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포석이다.
갤럭시S3는 4.8인치 고화질(HD) 슈퍼 아몰레드 플러스 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의 독자적인 쿼드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안드로이드 최신 운영체제(OS)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ICS)를 지원한다. 국내와 유럽에서는 3세대(3G) 모델로, LTE가 활성화된 미국, 일본 등지에서는 LTE 모델로 출시된다.
재밌는 점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상호 견제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3 행사 공지를 한 지 5시간 만에 뉴아이패드의 한국 출시를 발표했다. 업계와 언론의 관심이 삼성에게만 쏠리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1년 전인 지난해 4월 28일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대대적인 ‘갤럭시S2’ 런칭행사를 시작하기 직전 애플은 ‘아이패드2’의 국내 출시를 확정 발표해 ‘상대방 잔칫날에 김을 빼려 한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삼성전자 역시 다분히 애플을 의식해 갤럭시S3 출시 날짜를 잡았다. 애플은 이르면 6월에 ‘아이폰5’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갤럭시S3를 내놓아 선점효과를 누리겠다는 판단이다. 제품 공개 직전까지 세부 사양을 일절 공개하지 않는 신비주의 전략 역시 애플과 많이 닮아 있다.
홍혜정·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12-04-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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