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자산운용 등 3대 펀드 사태 재조사
펀드 돌려막고 금품 수수까지
검찰, 횡령 자금 용처 등 수사 할듯…정치권으로 파장 커지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6월 취임 1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금감원은 24일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자산운용 등 3개 운용사에 대한 추가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새로운 위법 혐의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먼저 라임자산운용의 경우 지난 2019년 10월 대규모 환매중단을 선언하기 직전 ‘펀드 돌려막기’를 통해 일부 투자자들에게 특혜성 환매를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라임자산운용은 투자한 자산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어 고객이 펀드 해지를 요청해도 돌려줄 자금이 없었는데, 다선 국회의원 A씨(2억원), B 상장사(50억원), C중앙회(200억원) 등에게는 환매 중단 직전 거액의 돈을 미리 돌려줬다. 특히 이 과정에서 투자자산 부실, 유동성 부족 등으로 4개 라임펀드 환매 대응 자금이 부족하자 다른 펀드 자금(1256억원)과 운용사 고유자금(4억 5000억원)을 끌어다 썼다. 특정 인사를 위해 4개 펀드 투자자의 손실을 다른 펀드 투자자에게 전가한 셈이다.
금융감독원 제공
옵티머스 펀드 사태 관련해서도 금품 수수와 횡령 등의 혐의가 추가로 적발됐다. 공공기관의 기금운용본부장 D씨는 2017년 6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전체 기금의 약 37%에 달하는 1060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하면서 옵티머스자산운용 부문 대표로부터 1000만원을 수수했다. D씨의 자녀도 옵티머스자산운용 관계사로부터 급여를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옵티머스 펀드 자금이 투자된 특수목적법인(SPC)에서도 15억원 규모의 횡령 혐의가 발견됐다.
‘장하성 동생 펀드’로 알려진 디스커버리 펀드도 부실자산을 매입하고 돌려막기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특히 이 과정에서 디스커버리 SPC의 투자펀드의 신규 펀드는 다른 펀드를 돌려막으려는 것임에도 거짓 기재한 투자 제안서로 펀드 자금을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기업은행 등 판매 금융회사도 같은 제안서를 이용했다면 불완전 판매 등에 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투자자 구제를 위한 분쟁조정을 적극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등 3대 펀드사태가 조 단위의 피해액을 발생시켰음에도 실체가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따라 이뤄졌다. 특히 3대 펀드 사태는 지난 정권 정부와 여권 인사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는데, 전 정권에서 ‘봐주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석열 정부 들어 검사 출신 금감원장인 이복현 원장은 이에 대해 재점검해보겠다는 뜻을 밝혔고, 지난 1월 말 ‘주요 투자자 피해 운용사 검사 태스크포스’를 꾸려 추가 검사를 실시했다. 금감원은 새로 적발한 내용을 지난 5월부터 수차례에 걸쳐 검찰에 통보한 상태다.
다만, 이날 금감원 조사만으로는 특혜 환매를 받은 국회의원 등 유력자들에 대해 금융당국이 제재할 방안은 없는 상황이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주주가 부당한 영향을 행사해 돈을 가져가면 모르겠으나 일반적으로 수익자에 대한 제재할 수 있는 법은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특혜 환매에 대한 대가성이나 횡령 자금 용처 등은 검찰 수사로 밝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 원장을 필두로 금감원이 전 정권의 정관계 로비의혹에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재조사를 했는데, 생각보다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규명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수사권이 없는 만큼 한계는 있을 수 있다”면서 “향후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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