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해진 사회 감동적 사연 담아야 소비자 마음 잡는다
美 85세 노인 ‘사별한 아내 사진’ 화제모델료 수억 연예인보다 가성비 높아
박카스 ‘우리에겐 회복하는 힘이’ 눈길
“광고 긍정적 이미지 제품에 잘 반영돼”
구글 광고에 출연한 85세 노인이 인공지능 비서에게 요청하자 이미 세상을 떠난 아내와 찍었던 사진이 화면에 나오고 있다.
구글 유튜브 계정 캡처
구글 유튜브 계정 캡처
스쿠버다이빙으로 바닷속 쓰레기를 줍는 김용규·문수정 부부가 피로회복제인 박카스를 마시며 미소를 짓자 ‘우리에겐 회복하는 힘이 있다’라는 문구가 나오고 있다.
박카스 제공
박카스 제공
17일 업계에 따르면 감동적인 사연의 일반인 주인공이 직접 출연하는 ‘리얼 스토리’ 광고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부터 ‘미중 무역분쟁’, ‘한일 경제전쟁’ 등으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계속된 데다 코로나19도 언제 끝날지 몰라 팍팍해진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잠시나마 마음이 따뜻해지는 광고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유명 연예인을 쓰면 보통 수억원의 모델료를 줘야 하지만 일반인은 수백만원에서 많아 봤자 수천만원 수준이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편이기도 하다.
‘리얼 스토리’의 주인공들은 유명 연예인들처럼 어려운 연기를 하기보다는 주로 일상을 보여 준다. 2018년 75세의 나이로 첫 패션쇼 무대에 섰던 최순화씨도 얼마 전 요가브랜드 ‘안다르’ 광고에 나와 요가로 몸매를 다지는 모습을 보여 줬다. 갈수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해지는 시류에 맞춰 KT는 자사의 AI 음성합성 기술로 청각장애인 김소희씨의 목소리를 복원한 내용의 광고를 공개하기도 했다. 홍재승 제일기획 ECD(그룹장)는 “광고도 다분히 사회 현상을 반영하기에 요즘 세태에 통할 만한 ‘리얼스토리 광고’가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한참 뒤지거나 기사를 여러 건 읽는 등 광고에 딱 맞는 주인공을 찾기 위해선 공이 많이 들어간다. 그런 만큼 광고의 긍정적 이미지가 제품에 잘 녹아들어 광고주도 만족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20-05-18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