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선박 관세 올라…수출 비중 크지 않아 영향 제한적
영국이 유럽연합(EU)과 아무런 합의 없이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지면서 영국 수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다만 영국과의 교역이 전체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으며, 영국과 EU의 관계 악화가 오히려 수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영국 하원은 15일(현지시간) 영국 정부와 EU가 합의한 EU 탈퇴협정을 부결했다.
정부 “영국과 무역비중 낮아 직접적 영향 제한적…브렉시트 주시” / 연합뉴스 (Yonhapnews)[https://youtu.be/20TIu8y-8SU]
EU 탈퇴협정은 브렉시트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2020년 말까지 21개월의 전환 기간을 두기로 했다.
전환 기간에 영국은 현재처럼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잔류에 따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EU가 한국과 체결한 FTA도 2020년 말까지 영국에 그대로 적용된다.
그러나 영국이 이런 합의 없이 오는 3월 29일 EU를 탈퇴하면 한국 기업이 한·EU FTA 덕분에 영국에 수출할 때 누린 관세 인하와 통관·인증 절차 간소화 등의 혜택이 사라진다.
이 경우 영국은 한국 등 별도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 세계무역기구(WTO) 최혜국대우(MNF) 관세율을 적용, 한국에서 영국으로 수출하는 상품의 관세가 전반적으로 인상된다.
또 브렉시트로 영국 경제성장이 둔화하면 수입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노딜 브렉시트로 영국으로 수출하는 주요 품목 중 승용차 관세가 10%, 자동차부품은 최대 4.5%(엔진 2.7%, 타이어 4.5%)로 오를 전망이다. 현재 공산품은 무관세다.
선박은 선종에 따라 0∼2.7%, 항공기부품은 1.7∼6.0%, 석유화학은 0∼6.5%로 인상된다.
작년 1억5천만달러 상당을 수입한 스카치위스키도 무관세에서 20%로 바뀐다.
관세 인상 전망치는 영국이 EU의 MNF 관세율을 도입할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실제 영국이 얼마만큼의 관세를 부과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산업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EPL) 중계도 영국 위성방송사업자가 국내에 직접 전송하는 대신 국내 방송사업자를 거쳐 전송해야 하기 때문에 절차가 늘어나며 시청료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
달라진 수익 구조로 영국과 한국 사업자간 계약 체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EPL 중계를 볼 수 없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영국과의 교역이 전체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정부와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지난해 1∼11월 기준 대(對) 영국 수출은 54억4천만달러로 전체 수출의 0.98% 수준이다.
수입은 61억8천만달러로 전체 수입의 1.26%를 차지했다.
승용차, 선박, 항공기부품, 자동차부품이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이다.
수입 품목은 원유가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그다음이 승용차, 의약품 등이다. 한국이 영국산 원유에 부과하는 관세는 3%, 승용차 8%, 의약품 0∼8%로 인상된다.
정부는 브렉시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영 FTA 체결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다만 협상 체결에 필요한 국내외 절차 등을 고려하면 FTA 체결까지 어느 정도 공백이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도 있다.
영국과 EU가 브렉시트 이후 상호 무역장벽을 높여 상호 교역이 감소하면 그 틈새를 한국 기업이 파고들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은 전체 교역의 절반가량을 EU와 하는데 한·영 FTA를 체결하면 한국이 EU와의 교역을 대체할 수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017년 ‘브렉시트의 경제적 영향 분석과 한국의 대응전략’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예상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 브렉시트가 영국과 EU 간 경제 관계를 약화하고 이런 효과가 한국을 포함한 제3국에는 경제성장과 소비자 후생에서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했다.
KIEP은 한·영 FTA가 없어도 노딜 브렉시트로 한국 경제가 0.050% 성장하고 한·영 FTA를 체결하면 0.08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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