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호’ 탄력…주주 신임에 지배구조개편 속도 붙을 듯

‘신동빈 롯데호’ 탄력…주주 신임에 지배구조개편 속도 붙을 듯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6-29 10:39
수정 2018-06-2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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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9일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신동빈 회장의 한일 롯데 경영권이 더욱 굳건해졌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2월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으며 법정 구속됐지만 9월로 예정된 2심 판결 결과에 따라 만약 석방된다면 ‘신동빈 롯데호’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롯데홀딩스 주총 결과에 따라 신 회장이 추진해 온 지주회사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이 탄력을 받게 됐다.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신 회장이 이사직을 유지하면서 지주회사 체제 완성을 위한 큰 고비를 넘었다는 평가가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신 회장은 2015년 8월 순환출자 해소 방침을 처음 밝힌 이후 지속해서 “순환출자를 완전 해소하고, 복잡한 구조를 정리해 투명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해왔다.

이에 따라 롯데는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대폭 줄여 지배구조를 단순화함으로써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고, 사업과 투자부문 간 리스크를 분리해 경영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출범했다.

신 회장 구속으로 총수 부재 상태에서 지난 2월 치러진 주총에서 롯데지주가 롯데지알에스, 한국후지필름,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상사, 대홍기획,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비상장 계열사를 흡수합병하는 안이 무사히 통과됐다.

롯데지주는 현재 유통, 식품, 금융 부문 51개 계열사를 거느린 지주사로 거듭났다. 그룹 계열사 92개 중 절반 이상이 롯데지주에 속해 있다.

신동빈 회장은 구속 중에도 이달 롯데지주 신주 248만여 주를 취득해 롯데지주 지분율은 종전 8.63%에서 10.47%로 끌어올리며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신 회장의 아버지 신격호 명예회장과 형 신동주 전 부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율은 각각 2.86%, 0.15%이다.

신동빈 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지만, 앞으로 지주회사 체제 완성을 위해서는 호텔롯데 상장과 화학과 물산 등의 지주회사 편입이 필수적이다.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 주주가 99%의 지분을 소유한 호텔롯데는 롯데물산과 롯데케미칼 등 롯데 핵심 계열사의 2대 주주다.

롯데는 이르면 올해 안에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었으나 신동빈 회장의 구속 등으로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롯데는 형식상 일본 롯데가 중간지주회사인 호텔롯데를 통해 지분 구조상 한국 롯데를 지배하는 구도”라며 “호텔롯데 상장이 이뤄져 국내 주주 지분율이 높아져야 한국 롯데의 독립성이 커질 것이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간 경영권 표 대결 때마다 일본 롯데 지분율이 높은 한국 롯데 계열사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본 지분이 높은 계열사를 롯데지주에 포함하려면 신동빈 회장이 직접 일본 주주를 설득해야 하는데 신 회장의 구속으로 설득 작업이 지연되고 있지만 신 회장이 석방되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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