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순이익 120조원 육박…외형·이익 동반 ‘점프’

상장사 순이익 120조원 육박…외형·이익 동반 ‘점프’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4-03 12:28
수정 2018-04-03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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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형 흑자‘ 탈피…경기회복·반도체 호황으로 수출 호조

지난해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려 순이익 합계가 120조원에 육박했다.

이전까지 구조조정이나 비용절감에 의지해 이익을 내던 ‘불황형 흑자 기조’에서 완전히 벗어나 ‘외형과 이익 동반 성장’ 흐름을 굳혔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출 호조로 국내 기업 이익 수준이 확연히 높아졌다면서 올해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봤다.

다만 주요국 통화정책과 미국·중국 무역전쟁 가능성 등 우려 요인으로 작년만큼 가파른 이익 증가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 경기회복·반도체 호황에 외형·이익 동반 ‘점프’

상장사의 외형과 이익 증가 흐름은 지난해 내내 계속됐다. 특히 이익이 크게 늘어 코스피 순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었고 코스닥과 합쳐서는 120조원에 육박했다.

3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33개사(연결 재무제표 제출 625개사 중 금융업 등 92개사 제외)의 연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액은 1천823조1천억원으로 전년도보다 9.96% 늘었다.

영업이익은 157조7천억원, 당기순이익은 114조6천억원으로 각각 28.17%와 40.12%나 불어났다.

코스닥 상장사 실적도 함께 뛰었다.

코스닥협회와 거래소가 분석한 861개 코스닥 기업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9.74% 늘어난 170조1천억원이었고 영엽이익은 11.86% 증가한 9조8천억원, 순이익은 3.44% 불어난 4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와 코스닥 기업을 합친 상장사 순이익은 119조5천억원에 달했다. 전년의 86조5천억원에서 38.15%나 늘어난 것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기업들이 사상 최대 이익을 올렸고 매출도 좋았다”며 “반도체 호황과 수출 증가 덕인데 반도체를 빼고서도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코스피 순이익이 100조를 넘을 것이라는 건 충분히 예상됐다”며 “지난 수년간 기업들이 체질개선을 해온 데다 글로벌 경기 회복이 더해지면서 (이익 증가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업들의 이익지표 개선세는 코스피와 코스닥 기업 간에 온도 차가 있었다.

코스피 상장사들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8.65%, 매출액 순이익률은 6.29%로 전년 대비 각각 1.23%포인트와 1.35%포인트 높아졌다.

상장사들이 1천원짜리 상품을 팔아 86원 넘게 영업이익을 내고 이 중에서 63원 가까이 손에 쥐게 됐다는 얘기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74%로 0.11%포인트 높아졌으나 매출액 순이익률은 2.88%로 0.18%포인트 낮아졌다.

정보기술(IT)·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이익 성장세가 쏠리는 현상도 여전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상장사들의 작년 연결 매출액은 전년 대비 8.76% 늘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각각 10.94%와 22.61%로 코스피 전체 증가율에 못 미쳤다.

코스닥 시장에서 IT 업종의 이익 성장세가 더 가팔랐다.

개별 기준으로 IT 업종 423개사의 작년 매출액은 9.81% 늘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가율은 각각 41.44%와 42.33%로 코스닥 전체 수치를 크게 웃돌았다.

◇ 올해 코스피 이익 증가 속도 ‘슬로우’…코스닥은 이익성장 본격화

전문가들은 올해도 상장사의 이익 증가 흐름은 계속되겠으나 그 속도는 작년보다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경기 확장 추세 속에 반도체 호황도 계속되겠지만,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가능성,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우려 요인이 만만치 않다는 진단이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기업 이익은 작년처럼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이지는 못하겠으나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지표는 올해도 괜찮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변 센터장은 “다만, 올해는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진입의 원년이라는 점에서 통화정책 진행 속도가 중요하다”며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도 변수로 미국과 중국 무역 문제가 부각되면 기업이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올해도 기업이익이 늘겠으나 작년처럼 높은 증가율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 센터장은 “반도체 호황이 이어져도 디스플레이 등 부문은 우려가 있고 내수도 그다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최근 미·중 무역전쟁 우려로 글로벌 교역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기업의 이익 증가 속도는 둔화하겠으나 코스닥은 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상장사 이익 성장세는 코스닥이 훨씬 좋을 것”이라며 “코스피 순이익은 작년 대비 10% 정도 증가하겠으나 코스닥은 35%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센터장은 “코스피는 작년에 이익 눈높이가 엄청나게 높아져 올해 증가 속도가 둔화할 수밖에 없다”며 “코스닥은 작년에 주가가 다소 억눌렸던데다 정부 집권 2년 차에 들어 코스닥지원정책 효과도 본격화하면서 이익 증가세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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