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개편은 내년 연말까지…공공기관 평가 시스템 환골탈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내년 공공기관 평가 시스템을 가능한 한 빨리 개편할 것”이라며 “올해 말, 늦어도 내년 1월 말까지 바꾸겠다”고 밝혔다.그는 청년 취업이 가중되는 가운데 최근 인사비리로 물의를 일으킨 공공기관들에 혁신을 촉구하며 작심한 듯 쓴소리를 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공공기관 최고경영자(CEO) 워크숍에서 “국민을 위해 거듭나는 공공기관이 돼야 하고, 그러려면 정부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공공기관 관리 운영 시스템 전면 개편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도 공공기관 평가 기준부터 바꿀 생각”이라며 “공기업, 준정부기관 평가 기준을 차별화해 각 기관 사정에 맞도록 할 것”이라며 “사회적 가치를 좀 더 중시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후년부터 적용되는 2단계 개편은 내년 연말까지 할 것”이라며 “공공기관 평가 시스템을 환골탈태시키겠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공공기관들이 자율 혁신 역량의 기반을 갖추도록 할 것”이라며 “보수 체계는 직무 중심으로 합리화하고, 경영평가 제도는 사회적 가치를 감안해 바꾸고, 성과급 연계비율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가 공공기관 혁신을 강조한 것은 최근 불거진 공공기관 인사비리 때문이다.
그는 이날 작심한 듯 공공기관들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지난번 인사비리로 전수 조사한 결과 놀랍게도 2천200건이 넘는 적발이 있었다”며 “감사원 감사 대상 기관을 뺀 나머지 275개 기관 중 94%가 적발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49건은 수사 의뢰를 했다”며 “적발 건수는 2년간 신규채용 인원 4만여명의 5.5%에 해당하는 놀라운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김 부총리는 “이와 같은 일이 학생들이 좋아하는 신의 직장에서, 공공기관에서 생겼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무거운 얘기를 해서 대단히 죄송하고 송구스럽지만 비상한 각오로 해주시라”고 공공기관장들에게 당부했다.
김 부총리는 “직원들 채용과 인사도 이런데 다른 일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얼마만큼 투명하고 공정하고 수혜자 입장에서 일했는지, 공급자 입장에서 내 편한 대로 한 것은 없었는지 봐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공공기관이 국민과 가장 접점에서 일하시는 분들”이라며 “아무쪼록 인사비리를 포함해 다른 업무에서도 그와 같은 잘못된 관행이 없는지 들여다보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공공기관 개혁이 시행돼 국민이 변화를 느끼는 것까지 우리 책임”이라며 “정부가 혁신성장, 소득주도 성장, 공정경제 여러 가지 하는데 이 같은 인프라가 깔리지 않으면 사상누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워크숍 참가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나온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성 저하, 방만 경영, 채용비리, 성희롱 등을 반성했다.
이어 반성을 토대로 새로운 공공기관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김 부총리 주재로 토론이 진행됐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새 정부 공공기관의 가치와 역할에 대해 발언했고, 김용진 기재부 2차관은 국민을 향한 새로운 변화를 주제 발표했다.
김준기 서울대 교수, 김남수 전 한국전기안전공사 감사 등이 참여하는 종합토론도 이어졌다. 워크숍에는 공공기관장, 공공기관 운영위원회 위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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