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저격수’ 홍종학, 대기업 불공정행위 철퇴·중기 지원 강화

‘재벌 저격수’ 홍종학, 대기업 불공정행위 철퇴·중기 지원 강화

신성은 기자
입력 2017-11-21 16:03
수정 2017-11-2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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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중기부 장관 정책, 중기·벤처 중심 대전환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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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날 임명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이 인삿말을 하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21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날 임명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이 인삿말을 하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7월 중소기업청에서 장관급 부처로 승격된 지 118일 만인 21일 홍종학 초대 장관을 맞이하게 됐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홍 장관은 지난 19대 국회의원과 대학교수 때 재벌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강조해 ‘재벌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부의 대물림’ 등이 문제가 되면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한 채 장관으로 임명됐다.

이런 논란을 불식시키고 초대 중기부 장관으로 선명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홍 장관은 대기업의 불공정행위에 철퇴를 가하고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 장관은 자신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을 중소기업 중심으로 대전환해야 한다”면서 “이 중심에 중소벤처기업부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케아, 다이소 같은 전문매장이나 복합쇼핑몰에 대한 규제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자리 창출과 정부의 혁신창업에 발맞춰 중소기업 원스톱 지원체계 구축,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환경 조성, 벤처투자 활성화 등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홍 장관이 “소상공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벤처기업의 대변인이자 진정한 ‘수호천사’가 되겠다”고 약속한 만큼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당면 현안에 대해서도 업계 입장을 적극적으로 수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 중소기업 원스톱 지원체계 구축…창업국가 조성에 역량 집중

홍 장관은 취임사에서 “우리 경제가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하려면 정부의 정책부터 중소기업 중심으로 대전환하고 일자리와 소득주도, 공정경제, 혁신성장의 세 축을 중심으로 성장전략이 잘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우선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창업, 금융, 기술 개발, 인력, 수출·마케팅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홍 장관은 이를 위해 중소·벤처, 소상공인에 대한 통계와 정책을 통합해 관리하는 ‘중소기업 통합관리 시스템’을 정비하는 한편, ‘중소기업정책심의조정기구’를 설치해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다른 부처나 지자체와 효과적으로 협의·조정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홍 장관은 또 범정부적 창업국가 조성에 역량을 집중해 혁신성장을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홍 장관은 혁신창업 활성화를 위해 창업 단계 규제 완화, 벤처확인제도 개편, 민간의 벤처투자 유도,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기업의 중소기업 인수합병(M&A) 활성화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홍 장관은 “국민 누구나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혁신창업생태계를 조성하고 부동산 투자에 몰리는 자금을 벤처투자로 옮겨지도록 해 제2의 벤처 붐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와 전통시장의 자생력을 강화해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구상도 밝혔다.

시대변화에 맞춰 혁신형·네트워크형 소상공인을 육성하고, 임차상인 권리를 비롯해 자영업자·소상공인들 삶의 터전인 골목상권을 보호할 획기적인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영세 자영업자의 카드수수료를 지속해서 인하하고 새로운 결제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한편 온누리 상품권을 활성화하고, 소상공인 전용 카드제 등도 도입하기로 했다.

◇ “대기업 기술탈취 반드시 근절”…전문매장·복합쇼핑몰 규제 예고

홍 장관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환경을 조성해 중소기업이 노력한 성과가 매출과 소득 증대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구체적으로 성과공유·협력이익 배분 등을 통해 기업 간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기술탈취나 납품단가 인하 등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겠다는 방침이다.

홍 장관은 특히 “대기업이 벤처기업 인수합병을 안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손쉽게 기술탈취를 할 수 있어서”라며 기술탈취를 반드시 막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중소기업의 기술자료를 신뢰성 있는 전문기관에 보관해 기술 유출을 방지하는 ‘기술임치제’를 확대하는 한편 기술탈취 적발 시 경제적 이익을 박탈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강화하겠다는 생각이다.

홍 장관이 이케아·다이소 같은 전문매장과 복합쇼핑몰에 대해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힌 만큼 관련 정책에도 관심이 쏠린다.

홍 장관은 대형마트와의 규제 형평성 논란이 있는 이케아에 대해 “실질업태가 대형마트와 유사하다면 의무 휴업 등 영업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대규모 점포 규제를 받고 있지 않은 다이소에 대해선 “규제 사각지대에 해당한다”며 “중소기업 적합업종·사업조정 제도만으로 부족하다면 추가 규제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홍 장관은 소상공인 상권 침해 논란을 빚는 복합쇼핑몰에 대해서도 “대형마트에 준하는 규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복합쇼핑몰에 대한 입지 및 영업 규제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홍 장관은 중기부가 이번 정부 들어 부처로 승격된 만큼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는 중소·벤처기업 정책을 주도적으로 이끌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

홍 장관은 “중소기업 정책의 효율성을 제고해 현장에서 중기부 설립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중기부가 중소기업정책을 총괄 조정하도록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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