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제재에도…北 작년 3.9%성장 추정, 南 넘어 17년래 최고

최악 제재에도…北 작년 3.9%성장 추정, 南 넘어 17년래 최고

입력 2017-07-21 13:57
수정 2017-07-2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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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효과·실용주의로 플러스 전환…남·북 성장률 역전

북한 경제가 지난해 국제사회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17년 만에 최고로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2016년 북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3.9%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21일 밝혔다.

2015년 -1.1% 성장에서 반등에 성공하며 1999년 6.1% 이래 최고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남한의 경제성장률 2.8%보다도 높았다.

남한과 북한의 1인당 소득 격차는 21.9배로 전년(22.2배)에서 축소됐다.

◇8년 만에 남북 경제성장률 역전

북한 경제성장률이 남한을 웃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외부 충격에 민감한 남한 경제는 2008년 2.8% 성장에 그쳤지만 폐쇄 경제인 북한 경제는 오히려 3.1% 성장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밀려온 1998년 남한은 -5.5% 성장한 반면 북한은 -0.9% 성장에 그쳤다.

한은은 “가뭄 등의 피해로 2015년 크게 위축됐던 북한 경제 성장세가 지난해에는 기저효과로 크게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그러나 2015∼2016년 연평균 성장률은 1.3%로 최근 1%대 초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집권 이전보다는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것을 두고 북한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이 실용주의적이고 생활 먹을거리 중심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고 한은은 전했다.

김일성 집권기 중 한은이 자료를 보유한 1990년 이후 5개년 평균 성장률은 -4.5%, 김정일 집권기 17개년 평균 성장률은 0.2%다. 2012년 김정은 집권 후 5개년 성장률은 1.2%이다.

지난해 북한 국민총소득(명목GNI)은 36조4천억원으로 남한의 45분의 1 수준이다.

1인당 국민총소득은 146만1천원으로 남한의 4.6%다.

북한 인구는 2천489만7천명으로 남한(천124만6천명)의 절반 수준으로 추정된다.

◇광업·중화학공업·전기가스수도업 등 성장

지난해 북한 경제에서는 전기가스수도업이 22.3% 성장하며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전년엔 -12.7%였다.

한은은 “북한은 수력발전 비중이 큰데 전년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광공업은 6.2% 증가하며 역시 17년 만에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다.

광업은 석탄과 아연광석 등의 생산이 늘어서 8.4% 성장했다. 전년은 -2.6%였다.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제조업도 4.8% 성장했다. 전년에는 -3.4%였다.

중화학공업은 1차 금속제품과 화학제품 등이 늘어서 6.7% 증가했고 경공업은 섬유와 의복, 가죽 등 증가로 1.1% 성장했다.

농림어업도 2.5% 성장했다.

건설업은 1.2%, 서비스업은 0.6% 성장했지만, 전년 4.8%와 0.8%에는 못 미쳤다.

산업구조에서 광공업이 33.2%로 가장 컸다. 이 가운데 제조업이 20.6%, 광업이 12.6%로 각각 0.2%포인트와 0.4%포인트 늘었다.

서비스업은 1.1%포인트 하락한 31.1%로 광공업과 격차가 커졌다.

농림어업은 21.7%로 0.1%포인트 상승했다. 전기가스수도업은 5.2%로 0.7%포인트나 뛰었다.

건설업은 8.8%로 0.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남북한 산업구조를 비교하면 북한은 농림어업(21.7%), 광업(12.6%)이 높은 데 비해 남한은 비중이 각각 2.2%와 0.2%로 미미했다.

반면 서비스업이 남한은 59.2%인데 북한은 31.1%로 낮은 편이었다. 제조업 비중도 남한은 29.3%로 북한보다 높았다.

◇대외교역 증가…남북교역은 90% 급감

국제사회 제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북한 대외교역은 65억5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다. 2015년도에는 북한 교역규모가 17.9% 감소했다.

지난해 북한 수출은 28억2천만 달러로 4.6% 늘었고 수입은 37억3천만 달러로 4.8% 증가했다.

북한의 4·5차 핵실험과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크게 강화된 상황에서 이례적 결과다.

이에 대해 코트라는 “석탄은 유엔 제재의 ‘민생 목적 제외’ 조건으로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며 “여기에 하반기 단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교역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지난해 북한에서 수산물 생산을 강조하며 어류 등 동물성 생산품 수출이 74.0% 뛰었다.

지난해 남한 교역규모는 지난해 6.4% 감소했지만, 북한보다 137.7배 많다.

통일부 통계에 따르면 남북교역규모는 3억3천만 달러로 개성공단 폐쇄 여파로 전년보다 87.7% 감소했다.

지난해 2월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조치로 4월 이후에는 반출입 물량이 전무하다. 반출은 88.4%, 반입은 87.2% 감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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