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에 장하성까지…재계, ‘재벌 저격수’ 잇단 등용에 긴장

김상조에 장하성까지…재계, ‘재벌 저격수’ 잇단 등용에 긴장

입력 2017-05-21 16:14
수정 2017-05-2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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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 비판적 시각 가진 분들”…기업활동 위축 우려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상조 한성대 교수와 함께 ‘재벌 저격수’로 꼽히던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가 21일 문재인 정부의 초대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되자 재계는 우려와 기대가 섞인 반응을 보였다.

재계에서는 재벌개혁에 앞장서온 두 진보학자가 강력한 재벌개혁 드라이브를 주도하면서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대기업 문제를 잘 아는 만큼 균형 잡힌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재벌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분들”이라며 “순환출자나 지배구조 개선을 급진적, 인위적으로 하게 되면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4대 그룹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교수 신분으로 시민운동에 주력했을 뿐 실제 정책 입안을 주도한 경험이 없다”며 “조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의욕을 앞세울 경우 다소 급진적인 정책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는 장 실장과 김 후보자가 최근 인터뷰에서 과거보다 다소 완화된 발언을 한 점에 주목했다.

장 실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들겨 패는’ 재벌개혁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고 했고, 앞서 김 후보자도 “재벌개혁 자체가 목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장 실장은 기존에 재벌 저격수로 많이 알려졌지만 김 후보자와 비슷하게, 학자로서 바라보던 시각과 약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균형 잡힌 정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기업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장과 청와대 정책실장은 재벌에 대한 비판적 시각만 갖고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자리”라며 “이제는 경제학자나 시민단체 수장이었을 때처럼 무조건 재벌을 때려잡아야 한다는 시각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히려 대기업 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임명된 것이 다행이라는 시각도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두 분 다 기업 정책 분야에서 오래 일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균형감각이 있는 것 같다”며 “새 정부의 정책 방향도 기업을 때려잡는 게 아니라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경제도 성장하도록 하는 것인 만큼 잘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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