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여파에 닭고깃값 1987년 통계작성 이후 최고

AI 여파에 닭고깃값 1987년 통계작성 이후 최고

입력 2017-03-10 09:27
수정 2017-03-1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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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값도 급등…“공급량 회복까지 반년 이상 걸릴 듯”

국내 한 마트에 닭고기 제품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국내 한 마트에 닭고기 제품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사상 최악의 피해를 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닭고기 산지 가격이 30년 만에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10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점으로 ㎏당 육계생계(소) 시세가 2천690원으로, 작년 같은 시기(2016년 3월 7일 기준) 대비 59.2% 급등했다.

육계생계는 도축 전의 살아있는 상태의 닭을 의미하는데, 1년 사이 산지 시세가 1천 원이나 오른 셈이다.

육계협회는 이 시세가 역대 최고점을 찍었던 2011년 3월(㎏당 2천680원)의 기록도 경신한 것으로, 1987년 협회가 설립된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마트 등 유통업체에서 사 먹는 닭고기 소매 가격의 경우 육계 생계가 도축되는 과정에서 각종 가공 및 유통비가 추가돼 형성된다.

이 때문에 산지 가격이 오르게 되면 그만큼 소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집계하는 전국 주요 유통업체에서 판매되는 닭고기 가격을 보면 9일 기준 ㎏당 닭고기(중품) 소매 가격은 평균 5천710원이다.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2.9% 올랐고 한 달 새 7.5% 상승했다.

일부 판매점에서는 ㎏당 최고 6천990원에 판매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닭고기 가격의 급등은 지난해 연말부터 예견됐다.

작년 11월 중순 발생한 AI가 순식간에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전국 1천500여 개 육계 농가 가운데 절반 정도가 신규 병아리 입식(入殖)을 하지 못했다.

병아리 입식은 번식용 닭 양계장에서 부화한 병아리를 육계 사육농가에 들여와 기르는 것을 말한다. 육계 농가는 이렇게 들인 병아리를 약 한 달간 사육한 뒤 도축한다.

하지만 AI 발생 농가를 거점으로 반경 10㎞가 방역대로 설정되면서 방역대 내 모든 가금류 농가의 신규 병아리 입식이 금지됐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AI 피해가 미미한 육계 농가들까지도 불똥이 튄 것이다.

최근 AI가 잠잠해지면서 방역대가 속속 해제되고 있지만 당장 재입식이 허용된다 하더라도 병아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예방 차원에서 번식용 닭인 육용종계 농가 상당수에 대한 살처분이 이뤄지면서 통상 마리당 400~500원 수준이던 병아리 가격이 현재 2배인 800원까지 올랐다.

번식용 계란(종란)을 수입해 부족한 국내 공급량을 대체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마리당 1천200원 정도로 훨씬 비싼 데다, 이마저도 주요 수입국인 영국, 미국 등에서 AI가 발생해 수입이 대부분 중단된 상황이다.

육계협회 관계자는 “그나마 번식용 닭의 어미 격인 ‘원종계’ 피해가 작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원종계에서 번식용 닭이 생산돼 다시 식용 닭을 부화하기까지 적어도 27~30주 정도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공급이 회복되려면 최소 반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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