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3만원이상 식사접대 했다”…직장인 25%, 청탁금지법에도

“1인당 3만원이상 식사접대 했다”…직장인 25%, 청탁금지법에도

입력 2017-03-07 09:13
수정 2017-03-0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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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시행을 계기로 직장인들의 식사 접대 횟수가 크게 감소한 반면, 가족과의 식사 기회는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직장인 4명중 1명 정도는 청탁금지법상 접대 한도인 3만원을 초과해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하 농경연)이 발간한 ‘농업·농촌경제동향’을 보면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소비행태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직장인 3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식사 접대시 비용이 ‘3만원 미만’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64.5%였다.

법 시행 전 29.4%이었던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해당 조사는 지난해 10월 21~23일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다. 응답자의 59.1%는 중소기업 및 자영업이 59.1%로 가장 많았고 대기업 및 중견기업이 32.4%, 공직자(언론·교육기관 포함)는 8.5%였다. 직급별 응답자는 과장·차장급이 62.1%로 가장 많았다.

응답자 가운데 1인당 식사접대 비용에 ‘3만 원 이상’ 지출한다고 한 사람은 법 시행 전 70.6%에서 24.9%로 급감했다.

문제는 여전히 4명 중 1명은 1인당 접대 비용으로 청탁금지법의 식사 가액 기준인 3만원 이상을 지출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금액대별로 ‘3만∼5만원 미만’은 16.7%, ‘5만원 이상’은 8.2%였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 등이 직무와 관련이 있는 사람으로부터 3만원이 넘는 식사 접대를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반 회사에 다니는 ‘민간인’이라도 직무 연관성이 있는 상대방에게 3만원 이상의 접대를 하면 부정청탁으로 간주돼 법에 저촉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청탁금지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액의 식사를 접대하는 문화가 살아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법 시행 이후 접대가 ‘줄었다’고 응답한 직장인이 73.6%에 달한 반면 법 시행 이후 식사 접대 횟수가 ‘늘었다’는 응답자는 0.3%에 그쳐 어느 정도 법 시행의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전체 응답자의 48.6%는 법 시행 이후 접대 횟수가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고 답했다.

이어 40~50% 미만으로 줄었다고 한 사람이 13.2%, 10% 미만(14.4%), 20~30%(8.6%), 30~40%(8.2%), 10~20%(7%) 순이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이처럼 직장인들의 식사 접대 횟수 자체가 줄거나, 단가가 확 낮아지면서 객단가가 높은 육류구이점, 한정식점, 일식점 등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식업의 위기는 곧 농수산업에 타격을 주는 만큼 신메뉴·서비스 개발 지원과 단기적인 금융 애로 문제 해결, 업종 전환 지원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청탁금지법 적용 기준이나 범위 등에 대한 불명확성이 경제 주체들의 식사 접대 행위를 지나치게 위축시키는 측면도 있는 만큼 법 적용 기준·범위 등에 대해 더욱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한편으로는 청탁금지법을 계기로 접대가 줄어든 대신 직장인들이 가족과 식사할 기회는 늘어난 것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실제로 퇴근 후 가정에서 식사한다는 직장인의 비중은 법 시행 전 23.9%에서 시행 후 37.3%로 늘어났다.

또 바깥에서의 저녁 식사 자리가 줄면서 가정에서의 간편식(HMR), 빵·떡·과자류, 주류 등에 대한 지출을 늘렸다는 응답률도 절반을 넘었다.

농경연 관계자는 “기업이나 기관에서의 식사 접대 빈도나 금액 감소는 청탁금지법의 취지에 부합한다”면서 “접대 비용의 절감을 통한 경영 개선과 가정생활의 확대라는 긍정적인 변화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가족 단위 외식이나 간편 식품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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