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신용관리에 비상…신용카드 이용자 연체율 5%대, 전 연령대중 최고
20대 청년층의 신용관리에 비상이 걸렸다.신용카드를 이용하는 25세 이하 청년층의 채무연체율은 5%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금융이해력은 60대보다 떨어지는 상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최소 기준점조차 넘어서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대학생·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한 신용관리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고등학교 정규 교육과정에 연금·이자율·생애 금융설계 등 금융 관련 내용을 확대한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6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100점 만점에 62.0점으로 전 연령대 중 두 번째로 낮았다.
20대보다 금융이해력이 낮은 연령대는 70대(54.4점)뿐이었다.
금융이해력 조사는 ▲대출이자·분산투자·원리금 계산 등의 개념을 정확히 알고 있는지 보는 금융지식 조사 ▲적극적으로 저축하는지, 자신의 상환 능력을 따져본 뒤 물건을 사는지를 가늠해보는 금융행위 조사 ▲저축보다 소비를 선호하는지를 보는 금융태도 조사 등 세 가지 분야로 이뤄진다.
20대는 세 가지 조사에서 모두 OECD가 제시한 최소목표점수를 넘어서지 못했다. 목표 점수에 미달한 ‘낙제’ 비중이 61.5%에 이르렀다.
금융이해력이 낮은 상황에서 취업난에 허덕이다 보니 일단 필요한 돈을 빌려놓고 제때 갚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신용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학자금대출 이외의 다른 대출도 받은 25세 전후 다중채무자의 채무연체율은 6%대로 높아진다.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25세 이하의 채무연체율은 5%대를 나타내는 등 다른 연령대보다 연체율이 월등히 높다.
20대 때부터 대출을 연체해 신용등급이 낮아지면 계속해서 높은 이자율에 허덕일 수 있다. 신용등급이 한 번 떨어지기는 쉬워도 올려놓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기 때문이다.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1∼2등급이 연 3∼4%대지만 5∼6등급은 4∼8%대, 7∼8등급은 6∼10%대로 올라간다.
정부는 금융이해력이 낮은 20대와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맞춤형 금융교육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이날 ‘수요자 맞춤형 금융교육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에게 올바른 신용카드 사용에 대한 온·오프라인 교육을 시작하기로 했다.
교육과정은 현금서비스·카드론 과다 사용과 대출금을 연체했을 때 위험성을 알리고, 신용 하락을 방지하는 방안 위주로 짜인다.
학자금대출 연체로 채무조정을 신청한 대학생에게는 채무 조정제도와 신용관리 교육을 할 예정이다.
2018년부터 반영되는 고교 교육과정에는 금융 관련 콘텐츠를 확대한다.
통합사회 과목에서 생애 금융설계, 자산관리 원칙 등을 배우고 경제수학 과목에선 연금·이자율·할인율 등을 배우게 된다. 실용경제 교과과정에는 금융소비자 보호제도, 연금 관련 내용이 추가된다.
정부는 국·영·수 등 다른 교과목과 금융교육의 연계를 확대하거나 독립 교과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노후대비 교육도 강화한다.
전국에 50개 있는 노후행복설계센터를 통해 노후대비 교육 프로그램과 맞춤형 상담 기능을 활성화한다. 통합연금포털의 연금가입 정보를 활용해 노후자산 진단과 재무설계 지원도 할 계획이다.
정부는 ‘금융교육협의회’를 법제화해 금융 교육의 컨트롤타워로 만드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은 “장기적으로 금융소비자와 금융시장의 성숙을 이끄는 것은 금융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