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필요할 인원만 그때그때 뽑기 때문…건수만 늘어”
경기불황이 지속하는 가운데 직원을 뽑는다는 기업들의 채용공고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27일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올해 1∼10월 사람인에 등록된 채용공고 수는 16만5천39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만3천624건)보다 무려 59.4% 늘었다.
취업포털 시장에서 사람인과 양강구도를 구축하고 있는 잡코리아는 정확한 채용공고 수를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해보다 21.1% 늘었다.
구직자들은 ‘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호소하는데 사람을 구한다는 기업의 공고는 더 늘어난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취업포털 업계가 공통으로 꼽은 주 요인은 역설적이게도 “경기불황”이다.
사람인 관계자는 “취업포털을 이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불황 속에서 기업들이 신입 공채보다 경력 수시채용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직원을 많이 뽑아 트레이닝을 거치기보다는 그때그때 꼭 필요한 자리에 경력 직원을 뽑아 곧바로 일을 맡기는 쪽으로 채용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호황일 때에는 대규모 공채로 사람을 뽑아 일정 기간 교육을 거친 후 각 부서에 배치했지만, 이제는 기존 인력에 결원이 있을 때만 꼭 필요한 인원만 수시로 채용하다 보니 채용공고 ‘건수’만 늘어났다는 것이다.
취업포털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대기업들 역시 상시채용을 늘리는 추세다.
LG화학은 최근 사무직 전 직종에 상시채용 제도를 도입했다. 입사 희망자가 회사 홈페이지의 상시 인재 등록 시스템에 개인 정보를 입력해두면 회사가 인력 충원 시 개별적으로 연락해 채용 절차를 진행하는 식이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실제 그 필요성 때문에 상시채용으로 바꾼 기업도 있지만, 공채를 할 여력이 없어서 소규모 상시채용으로 바꾼 기업들이 꽤 있다”고 전했다.
불황의 그림자는 구직자들의 채용공고 조회 수로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기간 채용공고 조회 수는 총 7억432건으로 작년(6억5천260만건)보다 약 7.3% 늘었다.
잡코리아의 올해 채용공고 조회 수는 작년보다 10.2% 증가했다.
실제로 입사지원수도 증가했다. 사람인과 잡코리아를 통한 입사지원 수는 각각 작년보다 12.8%, 53.9% 늘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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