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로그] 막막한 트럼프노믹스 “비선 접촉하라” 특명

[경제 블로그] 막막한 트럼프노믹스 “비선 접촉하라” 특명

유영규 기자
유영규 기자
입력 2016-11-23 18:16
수정 2016-11-24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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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룡, 오바마 땐 美 스승 찾아
전광우, 현지서 무작정 전화도
학연·지연 총동원 줄대기 분주

2008년 1월 이야깁니다. “창용,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온 거야.” 급히 비행기를 타고 온 제자에게 스승이 건넨 인사말치고는 다소 건조합니다. 스승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라는 듯 제자의 여행용 가방에 발을 올려놓습니다. 허락된 시간은 20분. 제자는 한국의 경제상황부터 통화 스와프(맞교환)에 대한 감사, 미 의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필요성 등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 갑니다. 짧은 브리핑이 끝나자 스승은 알았다는 듯 미소를 짓습니다.

8년 전, 이 만남에서 스승은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 과외선생님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제자는 이창룡 당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입니다. 서머스는 이 전 부위원장의 하버드대 박사과정 지도교수입니다.

비슷한 시기 전광우 당시 금융위원장도 티머시 가이트너 당시 뉴욕연방은행 총재와 만나려 뉴욕 맨해튼을 백방으로 뛰었습니다. 가이트너는 불과 몇 개월 후 오바마 행정부의 재무장관으로 올라선 인수위 핵심 브레인이었습니다. 약속을 하고 가기도 하지만 무작정 현지에서 만남을 시도하는 일도 많습니다. 1박 3일 일정으로 미국을 급하게 찾았던 전 전 위원장도 한국행 비행기 시간을 불과 몇 시간 남기고 만남에 성공했다는 후문입니다.

이렇듯 백악관의 주인이 바뀌는 무렵에는 전 세계 외교가와 경제계는 미국의 차기 핵심라인과 치열한 줄대기 경쟁을 벌입니다. 유학시절 학연, 지연은 기본이고 필요하면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도 동원됩니다. 한 경제관료는 “때론 미국 수장이 특정 국가나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기도 한다”라고 말합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후 우리 금융당국도 난리입니다. 예상 밖의 등극인 데다 줄이 닿는 인맥이 극히 협소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고민을 하는 나라가 우리만이 아니라는 점이 위안일 따름입니다. 그래도 ‘수배자’가 점차 압축되고 있다고 하네요. 토머스 버락 트럼프 경제자문위원, 주디 셸턴 아틀라스경제연구재단 선임연구원, 앤서니 스카라무치 헤지펀드 스카이브리지캐피털의 설립자 등입니다. 그사이 아베 일본 총리는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트럼프와 만나서 긴밀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트럼프 취임식은 내년 1월 26일. 시간이 많지는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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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2016-11-2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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