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250만대 리콜] 고객 안전과 맞바꾼 1조 5000억… 20년전 ‘제품 화형식’ 닮은꼴

[‘갤노트7’ 250만대 리콜] 고객 안전과 맞바꾼 1조 5000억… 20년전 ‘제품 화형식’ 닮은꼴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16-09-02 23:04
수정 2016-09-03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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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신뢰 회복 위해 전량 리콜 초강수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노트7)의 배터리 폭발 사고는 음극과 양극의 단락(短絡·전기 회로끼리 접촉)에서 비롯됐다. 음·양극이 직접 연결되는 단락이 발생하면 짧은 시간에 과전류가 흘러 엄청난 열이 발생하고 발열량이 과하면 폭발하거나 불이 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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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리콜로 아이폰7·부품업체 반사이익 가져갈 것”
금융계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리콜로 아이폰7·부품업체 반사이익 가져갈 것”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폭발 및 자연발화 사고와 관련해 ‘전량 리콜’ 결정을 내린 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 딜라이트(삼성전자 홍보관)에서 한 시민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2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트7 품질 분석 결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고 사장은 “노트7용 리튬이온 2차전지 납품 업체의 제조 공정에 미세한 문제가 있었고, 그래서 발견이 어려웠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품질관리 체계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조 공정상 음극과 양극이 만나는 게 불가능한데 이게 발견됐다”면서 “배터리셀 내 극판이 눌리거나 절연 테이프 건조 과정에서 일부가 수축되면서 잘못 연결되는 단락 문제가 발생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제품개발 과정에서 없었던 결함이 노트7의 배터리 생산라인에서 예기치 않게 발생했지만, 결함은 노트7 배터리에만 해당된다고 삼성전자는 강조했다. 고 사장은 “삼성전자가 내장 배터리를 한두 해 사용한 게 아니기에 이번 사건은 노트7에 국한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중국 등 해외공장 배터리 라인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란 추측에 대해선 “국내외 공장의 품질관리가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결함이 의심되는 배터리를 사용한 노트7이 공급된 지역은 10개국, 140만~150만대에 이른다고 삼성전자는 추산했다. 각국 통신사 매장에 진열된 제품까지 합치면 250만대에 달한다. 삼성은 판매가 기준 2조 5000억원, 원가로 추산해도 1조~1조 50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 결정을 내렸다.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전격적인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고 사장은 “노트7 전량 리콜로 인한 소요 비용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단지 마음이 아플 정도로 큰 금액”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면 리콜 결정을 내린 것은 고객의 안전이 걸린 사안이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국내외에서 출고된 뒤 2주 동안 노트7을 산 고객들은 사전예약 결정을 내린 이들”이라면서 “그분들을 생각했을 때 단순히 배터리만 교체하는 방식은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내 직원들도 이것은 금전 규모에 상관없이 고객의 안전과 만족, 품질 기준에 상응하는 응대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해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관련 의견 개진이 활발했음을 시사했다.

제품 결함을 투명하게 밝히고 손실을 감수한 삼성전자의 결정에 시민단체와 네티즌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삼성의 전량 교체는 이례적이며 혁신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리콜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신뢰를 회복하는 윤리경영”이라거나 “리콜이 노트7에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번 ‘전량 리콜’ 조치를 두고 1995년 삼성전자 구미공장의 ‘제품 화형식’이 생각난다는 반응도 많았다. 당시 이건희 회장의 지시로 불량률이 높은 무선전화기 15만여대를 불태우는 화형식이 거행됐고, 삼성전자는 이때의 충격으로 ‘품질경영’에 돌입해 한 단계 더 도약하며 글로벌 브랜드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이번 선제적인 리콜 조치가 삼성전자가 국내외 소비자들의 신뢰를 다시 얻으며 전화위복할 수 있는 또 다른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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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6-09-0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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