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다리 두들기는 정부, 복장 터지는 이광구 행장

돌다리 두들기는 정부, 복장 터지는 이광구 행장

이유미 기자
입력 2016-07-13 16:35
수정 2016-07-1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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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의 5번째 민영화 작업이 조만간 가시화될 분위기다. 올해를 넘기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서다. 다만 시기에 대해서는 온도 차가 느껴진다. 금융 당국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 측은 “진성 투자자가 나타나야 매각에 착수할 것”이라며 신중을 기하고 있다. 앞서 4번이나 실패한 만큼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겠다는 얘기다. 우리은행은 마음이 다급하다. 투자자 ‘질’을 따지며 시간을 끌다 힘들게 모은 전주(錢主)들이 떠나갈 것을 우려해서다. 지난해에도 중동 국부펀드가 우리은행 투자에 관심을 보이다 국제유가가 급락하며 마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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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13일 금융 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지분투자자 리스트를 금융 당국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올 들어서만 싱가포르·유럽 5개국(2월), 미국(5월), 일본(6월) 등 세 차례나 해외 IR을 나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 행장이 해외 IR에서 50곳 가까운 투자자(연기금, 사모펀드 등)와 접촉했고 이 중 20여곳이 투자 의사를 밝혔다”며 “정부가 우선 매각 방침을 정한 지분 규모(3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의 투자자 명단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공자위는 지난해 7월 과점주주 매각방식을 내놨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중 30%를 4~10%씩 쪼개 파는 것이다. 매각 완료 후에도 정부(예보)는 21.06%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지만 경영권은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금융시장에선 우리은행 매각 공고 ‘적기’를 다음달 초로 보고 있다. 오는 19일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어서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에만 7459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30% 급증했다. ‘깜짝 실적’으로 주가가 반등할 때 우리은행을 팔아야 한다는 게 우리은행의 논리다. 현재 우리은행 주가는 1만원 문턱에 머물러 있다.

공자위 생각은 다르다. 진성 투자자 확인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공자위는 우리은행 매각 주간사인 JP모건을 통해 해외 투자자들의 ‘의중’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윤창현 공자위원장은 “과거 네 차례나 실패한 만큼 상당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자위가 생각하는 진성 투자자는 단기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자가 아니라 5년 이상의 중장기 투자자들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 당국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신속한 민영화에 목 말라 있는 만큼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 의향을 과다 해석했을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속이 타들어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분을 4%씩 쪼개 팔아도 투자자 입장에선 3억 달러(약 3000억원)라는 적지 않은 돈을 투입해야 한다”며 “우리은행 매각 공고만 기다리며 반년 가까이 그 큰돈을 계속 쌓아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 사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까지 터져 해외 투자자들이 움츠러들까 봐 전전긍긍이다. 지난해에도 아부다비투자공사(ADIC) 등 중동 국부펀드가 반년 가까이 투자 의지를 내비치다 유가 하락으로 무산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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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 우리은행장 연합뉴스
이광구 우리은행장
연합뉴스
앞서 우리은행 민영화 작업을 지휘했던 박상용 전 공자위원장은 “우리은행 민영화 여건이 과거보단 더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진성 투자자 확인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확고한 민영화 의지”라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을 팔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를 투자자에게 확실하게 심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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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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