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in 비즈] 소모적 논란으로 끝난 롯데월드 태극기 철거

[비즈 in 비즈] 소모적 논란으로 끝난 롯데월드 태극기 철거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16-06-30 22:44
수정 2016-07-01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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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의 태극기가 30일 모두 철거됐습니다. 롯데그룹이 지난해 광복절 때 ‘나의 광복’이라는 글자와 함께 붙였던 가로 36m, 세로 24m의 초대형 태극기는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사라졌습니다. 지난 4월 시민단체 ‘위례시민연대’가 서울시와 송파구에 “옥외광고물법, 건축법 저촉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민원을 제기한 데 따른 것입니다. 위례시민연대는 민간 기업이 영리, 인지도 향상 등을 목적으로 국기를 이용하지 말 것을 명시한 국기 훈령 18조에도 위반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롯데월드타워의 운영을 맡고 있는 롯데물산은 “위법 여부를 가리기 이전에 논란의 여지가 있어 자진 철거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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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외벽에 붙어 있던 가로 36m, 세로 24m의 대형 태극기가 위법 논란 속에 롯데물산의 자체 결정으로 30일 모두 철거됐다. 왼쪽은 지난 2월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대형 태극기와 함께 가로 42m, 세로 45m의 ‘대한민국 만세!’ 문구가 붙어 있는 모습.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외벽에 붙어 있던 가로 36m, 세로 24m의 대형 태극기가 위법 논란 속에 롯데물산의 자체 결정으로 30일 모두 철거됐다. 왼쪽은 지난 2월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대형 태극기와 함께 가로 42m, 세로 45m의 ‘대한민국 만세!’ 문구가 붙어 있는 모습.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서울시도 이번 민원에 대해 위법 여부를 검토하고 입장을 밝혀 달라고 롯데물산에 공문을 보냈을 뿐 모호한 입장을 취했습니다. 태극기는 철거됐지만 위법 여부는 가려지지 않은 것입니다. 태극기 철거 계획이 알려지자 롯데물산에는 “태극기를 철거하지 말라”는 다른 시민단체의 시위도 이어졌습니다. 보훈처도 태극기 철거에 반대하며 새로운 갈등 양상을 빚었습니다. 롯데물산도 태극기를 철거하기로 했던 시기를 5월에서 6월로 늦췄습니다.

문제는 이번 논란으로 올해 광복절을 앞둔 다른 기업들의 고민이 하나 생겼다는 겁니다. 매년 광복절이나 3·1절에 본사 외벽에 대형 태극기를 걸던 기업들은 옥외광고법 및 국기 훈령 위반 여부도 검토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사실 기업들의 애국 마케팅은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고 광복 70주년이던 지난해엔 절정을 이뤘습니다. 비단 롯데그룹만의 문제는 아니란 겁니다.

이번 해프닝은 ‘일본 기업’ 논란으로 롯데그룹이 자초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롯데가 아니더라도 올해 광복절 역시 많은 기업들이 건물 외벽에 태극기를 내걸기 위해 많은 비용을 쓸 것이 분명합니다. 롯데물산도 지난해 초대형 태극기와 문구를 부착하는 데 2억원, 이번에 철거 비용으로 또 4000만원을 썼습니다. 소모적 논란으로 끝났지만 이번 롯데그룹의 문제는 국내 기업들의 ‘애국 마케팅’을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기업들이 진정 나라를 위한다면 보여 주기식 겉치레보다 고용 창출이나 투자로 진정성을 보이는 것이 올바른 방향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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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016-07-0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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