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31조원…3개월 새 1조3천억원 증가
조선업 부실채권비율 12%ㆍ해운은 11%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은행에 부실채권이 31조원 이상 쌓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은행권 부실채권 규모는 31조3천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조3천억원 증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조6천억원 늘었다.
이런 부실채권 규모는 2001년 3월 말(38조1천억원) 이후 15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전체 여신 가운데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1.87%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파가 몰아친 2010년 3월의 2.0%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미국(1.54%ㆍ작년 말), 일본(1.53%ㆍ작년 9월 말) 등 주요국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부실채권은 대기업여신 위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기업 부실채권은 올해 3월 말 29조2천억원으로 전체 부실채권의 93.3%를 차지했다.
기업의 부실채권비율도 2014년 말 2.09%에서 작년 말 2.56%, 올해 3월 말 2.67%까지 상승했다.
대기업 부실채권 비율이 3월 말 4.07%로 작년 말보다 0.31%포인트 높아졌다. 중소기업은 1.61%로 0.03%포인트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조선(12.03%), 해운(11.43%), 건설(4.27%)의 부실채권 비율이 높았다.
은행별로 따져보면 STX조선해양,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여신을 집중적으로 안고 있는 산업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6.7%로 가장 높았다. 수출입은행과 농협이 각각 3.35%, 2.15%로 뒤를 이었다.
시중은행들의 부실채권비율은 우리(1.38%), 하나(1.24%), 국민(1.08%), 신한(0.86%) 등 1%대 안팎이다.
그러나 조선업 전반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다른 취약업종까지 확산되면 시중은행들도 안심할 수 없다.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조선사들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해 충당금을 거의 쌓지 않은 상태여서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수익성은 크게 나빠질 전망이다.
이재용 금감원 특수은행국 부국장은 “조선업 등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은행권 부실채권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 할 것”이라며 “적정 수준의 충당금을 적립해 손실흡수 능력을 강화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업에 비하면 가계와 신용카드 부실채권비율은 양호한 편이다.
올해 3월 말 가계 부실채권은 2조원으로 작년 말보다 1천억원 늘었고, 신용카드 부실채권은 2천억원으로 변화가 없었다.
가계(0.36%)와 신용카드(1.40%) 부실채권비율은 작년 말보다 각각 0.01%포인트, 0.26%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1분기 동안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은 7조5천억원으로 전 분기(13조3천억원)보다 줄었다.
이 기간 정리된 부실채권은 6조2천억원으로 전 분기(6조5천억원) 대비 3천억원 감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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