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보고서
최근 제조업 성장률이 뚝뚝 떨어지고 있지만, 고용 증가율은 오히려 올라가는 이례적인 상황이 빚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제조업 성장이 부진하면 고용도 따라서 둔화하는 게 일반적인데 한국의 상황은 반대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30일 산업연구원(KIET)은 이같은 상황의 이유를 분석한 ‘제조업 고용 퍼즐: 생산 침체 속의 이례적 고용 호조와 그 배경’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2015년 우리나라 제조업의 성장률은 연평균 3.4%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50년대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제조업 고용 증가율은 2.2%로 1986~1991년 5.6%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성장이 부진한 반면 고용은 호조세를 보이면서 제조업의 노동생산성 상승률은 지난해 사상 최저 수준인 -2.3%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금융 위기 이후 생산성이 둔화되는 현상은 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 제조업처럼 고용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생산성이 급격히 둔화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현상이 생긴 이유에 대해 보고서는 정책적 요인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제조업 지원 비중이 큰 고용창출 투자세액공제 등 고용지원세제가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공제 제도는 2010년말 도입돼 2017년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고용창출 투자세액공제에 따른 법인세 공제 신고액은 2012년 813억원에서 2014년 8천919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중에서는 설비투자가 많은 제조업의 비중이 52%로 압도적이었다.
보고서는 다만 산업별 공제액 추이 등 국세청의 미공개 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보다 정확한 분석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어 보고서는 “세액공제 제도가 제조업에 편중되는 점이나 노동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문제 등을 보완할 수 있는 대책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