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로그] 손보협회 ‘전무’를 부탁해

[경제 블로그] 손보협회 ‘전무’를 부탁해

백민경 기자
백민경 기자
입력 2016-03-08 23:22
수정 2016-03-09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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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협회가 속앓이 중입니다. 손보협은 회원사(손해보험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민간 기관인데요. 금융 당국과의 창구 역할도 맡고 있어 인사에 ‘관’(官) 입김이 개입될 여지가 있지요. 오랜 세월 부회장 자리를 관피아(관료+마피아)가 차지한 까닭입니다.

●120명 조직… 인사 적체에 1년째 공석

현 정권 들어 관피아 엄단 바람이 불면서 협회는 지난해 1월 임기가 끝난 장상용 부회장을 끝으로 부회장 자리를 없앴습니다. 대신 전무를 두기로 했지요. 그런데 1년이 넘도록 발령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외부 인사 분배 ‘복수 전무제’ 제안

120명밖에 안 되는 조직에서 ‘위’가 꽉 막혀 있으니 인사 적체가 심해졌습니다. 고심 끝에 협회는 지난해 말 금융 당국에 ‘복수 전무제’를 제안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서 ‘커닝’한 해법입니다. 금투협회는 전무가 두 명입니다. 김철배 전무는 내부 출신, 한창수 전무는 청와대 선임행정관 출신입니다. 한 자리는 ‘낙하산’에게 내줄 테니 남은 한 자리는 내부 출신을 승진시킬 수 있게 해 달라는 고육지책인 셈이지요.

금융 당국은 펄쩍 뜁니다. “인사 문제는 협회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거지요. 하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 사람은 금융권에 별로 없어 보입니다.

●낙하산 인사·보은 인사 등 說說說

얼마 전에는 기획재정부 출신인 김형돈 전 조세심판원장이 전국은행연합회 전무로 가려다가 ‘제동’이 걸렸습니다. 공직자윤리위가 ‘취업 제한’ 처분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은행연합회는 재심을 통해 김 전 원장을 영입하겠다는 의지이지만 자발성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금융위가 기재부 출신에게 자리를 하나 내줬다는 해석이 팽배합니다. 한동안 잠잠하던 금융감독원 간부들의 민간행도 다시 생겨나고 있습니다.

손보협회 전무 자리도 결국 관료나 금감원 출신이 차지할 것이라는 관전평이 적잖습니다. 정작 관가는 다른 해석을 내놓습니다. “협회 전무가 권한은 적어도 연봉이 2억원 가까이 된다. 시중은행 감사 못지않은 알토란 자리여서 4월 총선 이후 낙선자 배려가 이뤄질 수 있다.”

낙하산끼리의 싸움이 될 수도 있다는 해석에 헛웃음이 나옵니다. 금융 당국의 주장대로 “소설”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16-03-0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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