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본드에 브렉시트… 또 유럽發 공포

코코본드에 브렉시트… 또 유럽發 공포

유영규 기자
유영규 기자
입력 2016-02-23 22:36
수정 2016-02-23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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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시장 “英 EU탈퇴 지지”에 파운드화 폭락… 채권 위험 상승

“현실화 땐 英GDP 14% 손실”… 한국 성장률도 최대 2.7%P 추락

6월 23일 국민투표…부결이 최선

유럽 은행들의 부실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Brexit)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글로벌 시장에 먹구름이 더 짙어지고 있다. 유럽 은행들이 발행한 코코본드(조건부 자본증권) 이자가 제대로 지급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브렉시트 불확실성까지 얹어지면서 2011년 유럽발 위기 재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각) 파운드·달러 환율은 한때 1.4058달러까지 하락해 2009년 3월 이후 약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히는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이 브렉시트 지지를 선언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하원 의회에 나서 “브렉시트는 어둠 속으로 뛰어드는 격”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은 여전히 술렁였다.

이날 영국의 CDS 프리미엄(5년 만기)은 31.33bp(1bp=0.01%)로 연초 19bp대에서 12bp 이상 올랐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하는 파생상품으로 수치가 높아질수록 부도 위험이 커졌음을 뜻한다.

이 여파로 엔화가치도 계속 강세를 띠고 있다. 금융시장 혼란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엔화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엔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는 일본 정부로서는 또 하나의 장애물을 만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과 유럽 모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독일 연구기관 베텔스만은 브렉시트 발생 시 2030년까지 영국 국내총생산(GDP·2014년 기준)의 14%인 최대 3130억 유로(약 427조 4000억원)가량의 손실이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SG)도 같은 가정 아래 영국 GDP는 10년간 매년 최대 1% 포인트씩, EU GDP는 0.25% 포인트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영국의 신용등급이 최소 한 등급 이상 강등될 수 있다”고 예고했다.

국내외 우려에도 영국 보수진영 일각에선 “EU 탈퇴만이 해법”이라고 외친다. 동유럽에서 넘어온 노동자들이 자국민의 일자리를 뺏고, 복지 혜택에도 무임승차한다는 판단에서다. 자국 정부의 권한 역시 과도하게 침해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영국은 오는 6월 23일 EU 탈퇴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브렉시트가 현실화돼 국제금융시장 혼란이 지속되면 우리 경제 성장률이 1.7~2.7%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주식시장은 최대 26.5% 급락하고 해외자본은 14조원가량 이탈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김성훈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브렉시트는 단순히 금융이나 무역을 넘어 유럽 노동시장 전반의 변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지금으로서는 국민투표가 부결되길 바라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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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영국을 뜻하는 ‘브리튼’(Britain)과 퇴장을 뜻하는 ‘엑시트’(exit)를 합친 말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한다. 2012년 말 EU의 재정위기가 심화되자 영국 내 보수당을 중심으로 탈퇴 필요성이 끈질기게 제기돼 왔다.
2016-02-2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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