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단통법 위반 논란…“자체 시정조치, 환불 검토”
LG 보급형 스마트폰 밴드플레이.
2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LG전자의 ‘밴드플레이’와 ‘LG 클래스’, 삼성전자의 ‘갤럭시 알파’ 등 중저가 스마트폰에 대해 출고가보다 높은 공시지원금을 책정했다.
SK텔레콤은 출고가 29만7천원의 밴드플레이에 최고 30만원의 지원금을, 출고가 31만9천원의 LG 클래스에 최고 33만원의 지원금을, 출고가 52만8천원의 갤럭시 알파에 최고 53만1천원의 지원금을 각각 지급하겠다고 공시했다.
월 6만원대 이상 데이터 요금제를 선택하는 스마트폰 구매자는 출고가보다 3천∼1만1천원 많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상 공시지원금은 최고 33만원까지 책정할 수 있다. 다만, 출시한 지 15개월이 지난 단말기에 대해서는 33만원 이상의 지원금을 지급해도 무방하다.
통상 공시지원금은 출고가보다 낮게 정해진다. 출고가에서 공시지원금을 뺀 금액이 판매가다. 이와 반대로 이번에 SK텔레콤이 공시지원금을 출고가보다 높게 정한 것은 통신 3사 중 처음이다.
SK텔레콤은 해당 스마트폰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공시지원금에서 출고가를 뺀 금액만큼을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고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차액을 환불하지 않아 반발을 샀다.
SK텔레콤 고객센터는 일부 소비자의 항의에 “지원금이 출고가보다 높아 보이더라도 실제로 지원금이 출고가보다 높은 것은 아니다”는 앞 뒤가 안 맞는 회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법률 위반의 소지가 있다. 단통법은 출고가, 지원금, 판매가를 알기 쉽게 공시하고, 공시한 내용과 다르게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규정했다. 이를 어기면 과징금을 부과받는다.
SK텔레콤은 문제가 불거지자 뒤늦게 공시지원금을 출고가와 같은 수준으로 다시 인하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저렴한 요금제로 가입하는 고객에게 더욱 많은 지원금을 주려다 보니 비싼 요금제의 지원금까지 지나치게 높아졌다”며 “방송통신위원회와 문제를 인지해 자체 시정조치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차액을 받지 못한 20∼30명에게는 환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