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긴급좌담회…“한국 외환보유고 4000억 달러 이상 끌어 올려야”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
한국경제연구원은 16일 ‘요동치는 국제금융시장과 한국의 대응방안’을 주제로 긴급좌담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각국 정부가 저성장 국면을 돌파하고자 ‘너 죽고 나 살자’ 식의 이기적인 금융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에 대해 우려했다. 1930년대 대공황 시절 근린궁핍화정책(beggar my neighbour policy)의 재연이라는 것이다. 근린궁핍화는 환율 인상, 수출보조, 수입억제를 통해 국내 실업은 줄이고 외국의 실업을 악화시키는 정책으로 상대방 카드를 전부 빼앗는 카드 게임에서 유래한 경제학 용어다.
오정근 건국대 정보통신대학원 특임교수는 “일본이 지난 3년간 양적 완화를 유지할 동안 우리는 금리 및 환율정책을 실기했다”면서 “지금이라도 철저하고 시급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일본이 통화가치를 떨어뜨려 수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 하는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고, 원·달러 환율을 신축적으로 운용해 우리 수출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오 교수는 강조했다.
현재 정부와 한국은행이 비축한 3673억 달러의 외환보유액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은행 국제국장을 지낸 안병찬 명지대 경제학과 객원교수는 “외환보유고를 빠른 시일에 최소 4000억 달러 이상으로 확충해야 한다”면서 “국내에 들어온 외국자금이 약 7500억 달러 수준인데, 금융위기가 터지면 이 가운데 상당액이 유출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외국자본의 이탈로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지난 1년간 13.3% 감소한 것을 예로 들었다.
오 교수는 “한·중·일 거시정책조정기구, 통화금융협력기구를 통해 3국의 협력체제를 강화해야 하며 특히 한국이 제외된 중·일경제협의체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