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다우 1.80% 하락. ⓒ AFPBBNews=News1
국내 증시는 설 연휴와 대체공휴일을 맞아 사흘간 휴장했던 터라 대외 불안의 소용돌이에서는 한발 비켜나 있었지만, 다시 장을 여는 11일에는 급격한 변동성에 휘말릴 소지가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 주요국 증시 줄줄이 하락…“정책 효과에 대한 의구심 팽배”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에 주요국 증시는 세계 경기 둔화 우려와 국제 유가 하락 등에 영향을 받아 크게 요동쳤다.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 지수는 9일 5.40% 폭락한 데 이어 이날도 장중 3-4%대 낙폭을 보이며 1년 4개월 만에 16,000선이 붕괴됐다.
일본 장기금리의 대표적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도 세계 경제에 대한 불안감 확산과 이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로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국 증시와 유럽 주요국 증시도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연휴 기간 줄줄이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1.29% 하락한데 이어 8일과 9일에도 1.10%, 0.08% 하락 마감했다.
유럽 증시도 연휴 기간 내내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로 대형 금융주들이 강도 높은 조정을 받았다.
최근 증시 변동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국제유가도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할 것이란 우려에 또 30달러선을 하회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선진국 경기 불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감과 의문이 커진 상태”라며 “이 때문에 특별한 요인이 아님에도 시장이 크게 빠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내부적으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라는 악재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지정학적 악재의 경우 수차례 학습 효과로 갈수록 영향력이 미미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많지만, 대외 변동성이 극대화된 만큼 북한발 악재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 “악재 한꺼번에 반영” vs “해외 시장보다는 충격 덜할 것”
이에 따라 11일 다시 문을 여는 국내 증시도 여러 악재의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증시가 연휴 내내 하락한 탓에 국내 증시의 단기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며 “악재가 한꺼번에 반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 변동성을 키울 굵직한 이벤트들도 남아 있다.
당장 이날 예정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에서 미국 금리 인상 방향과 속도 등을 가늠해볼 발언이 나올지에 국제 금융시장의 눈이 쏠린다.
주요 20개국(G20) 재무회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1월 의사록 공개 등의 이벤트도 이어진다.
다만, 최근의 악재들이 새로운 내용은 아니라는 점, 국내 증시도 연휴 전 조정 장세를 거쳤다는 점 등에서 과도하게 우려를 할 필요는 없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해외 증시 하락, 북한발 리스크 등으로 투자심리는 상당히 부정적일 수밖에 없지만, 이번 불안의 파급이 우리 증시의 저점을 낮추는 상황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