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장Y
원엔 환율 화들짝… 990원대로 뚝한은 기준금리 인하 압박 받을 듯
일본은행(BOJ)이 사상 처음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도입한다는 소식에 외환시장이 화들짝 놀랐다. 반면 주식시장은 이를 반기며 소폭 올랐다. BOJ의 결정이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것이 증명됐다. 정부는 외환시장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9일 BOJ의 결정에 대해 “우리 금융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 “시장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4원 내린 달러당 1199.10원으로 장을 마쳤다. 반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12포인트(0.27%) 오른 1912.06에 마감됐다. 장중 내내 내림세였으나 장 막판 반등했다.
원·엔 환율은 100엔당 994.69원(오후 3시 기준)으로 전날보다 24.11원이나 뚝 떨어졌다.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반면 상대적으로 우리 원화 가치가 올라 원·엔 환율이 지난 5일(994.89) 이후 처음으로 900원대로 떨어졌다. 송인창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은 “과거에는 원·엔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에 비상이 걸렸는데, 오늘 시장 반응만 봐서는 글로벌 금융 경제에서 오히려 좋은 신호로 받아들이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송 국장은 “최근에는 원화가 엔화와 (달러 대비 환율에서) 반대로 움직이는 모습이 관측된 상황”이라며 “전반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통상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 일본과 경쟁 관계인 우리나라 제품의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해외시장에서 일본과 우리는 중국과 달리 가격 경쟁이 아닌 품질 경쟁을 벌이는 관계라서 큰 악재로 볼 필요는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일본에서 수입하는 중간재의 비용이 줄어들어 호재로 볼 여지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윤석 금융연구원 국제금융연구실장은 “우리와 일본의 수출 경쟁 관계를 고려하면 BOJ의 결정이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미국과 금리정책이 반대로 가 변동성이 커지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당분간 올리기는 어렵고 앞으로 경기 흐름에 따라 인하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2016-01-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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