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한국의 사회동향 2015’…에코세대 10명 중 6명꼴 ‘동거 찬성’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자녀 세대인 ‘에코 세대(1979∼1992년생)’에선 둘 중 한 명만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에코 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삶에 대한 만족도는 더 높고, 진보 성향이 2배가량 강했다.
다른 연령대와 비교할 때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고등학생군의 정신 건강이 특히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이 남성보다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더 많이 느끼지만 30∼40대에선 남성의 스트레스 인지율이 더 높았다.
한국인의 정부 신뢰도는 최하위 수준이었다. 특히 젊은 층의 정부 신뢰도는 아시아권에서 최하위였다.
이는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5’에 드러난 우리 사회의 자화상들이다.
◇ “결혼 반드시 해야”…에코 세대 49.8%, 베이비붐 세대는 66%
‘한국의 사회동향 2015’를 보면 에코 세대에서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거나 해도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49.8%에 그쳤다.
베이비붐 세대(66.2%)보다 16.4% 포인트 낮았다.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거나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부정적 대답은 에코 세대(2.3%)나 베이비붐 세대(2.1%)에서 비슷했다.
결혼을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는 중립적인 의견은 에코 세대에서 47.9%, 베이비붐 세대에선 31.8%로 나타나 다른 양상을 보였다.
동거에 찬성하는 비율은 베이비붐 세대에선 반대가 65.6%에 달했지만 에코 세대에서는 찬성이 61.9%로 역전했다.
가사 분담에 대해서도 베이비붐 세대의 59.4%는 부인 책임이라고 답했지만 에코 세대는 59.3%가 부부가 공평하게 부담해야 한다고 답해 차이를 보였다.
이념 성향에선 에코 세대가 베이비붐 세대보다 진보 성향이 두 배 이상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붐 세대에서는 보수라는 답이 43.8%, 진보가 14.6%였지만 에코 세대에서는 진보가 29.5%였고 보수는 19.7%에 그쳤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자부심을 느낀다는 대답은 베이비붐 세대(79.0%)가 에코 세대(66.9%)보다 높았다.
북한을 친구로 본다는 비율은 에코 세대가 10.0%로 베이비붐 세대(14.8%)보다 낮았다.
기관에 대한 신뢰는 최근 세대일수록 낮게 나타났다. 베이비붐 세대에서 중앙정부, 대기업을 신뢰한다는 대답은 36.8%, 41.6%에 달했으나 에코세대에서는 각각 28.5%, 34.2%에 그쳤다.
에코 세대의 44.7%는 실업과 빈곤이 위험하다고 인식했고 주택난이 위험하다고 생각한 비중도 55.0%에 달했지만 베이비붐 세대에서 그 비중은 각각 40.9%, 46.5%로 떨어졌다.
사생활 침해가 위험하다고 답한 비중 역시 에코 세대(48.8%)가 베이비붐 세대(40.4%)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에코 세대는 직업을 선택할 때 중요한 것으로 수입(34.4%), 안정성(27.0%), 적성·흥미(22.5%)를 꼽아 수입(41.3%), 안정성(33.4%)을 중시하는 베이비붐 세대와 차이를 보였다.
베이비붐 세대에서 직업 중 적성·흥미가 중요하다고 답한 비중은 10.8%에 그쳤다.
삶에 대한 만족도는 최근 세대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삶에 대한 만족도를 10점 만점으로 평가하라는 질문에 에코 세대는 5.85점으로 베이비붐 세대(5.65점)보다 0.2점 높았다.
◇ 고교생 정신건강 취약…30∼40대 남성 스트레스 많아
몸이 불편한 노인들은 대부분 가족 돌봄을 받고 있지만, 노인장기요양 보험 수혜자 비율이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2014년 65세 이상 인구의 18.2%가 신체기능 제한을 경험했고, 이 중 81.7%가 수발을 받고 있었다.
수발을 받는 노인 중 91.9%가 가족 돌봄을 받았고 장기요양은 15.4%, 친척은 7.3%였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수혜자는 2008년 전체 인구의 약 4.2%(21만4천480명)에 불과했지만 점차 늘어 지난해 6.6%(42만4천572명)에 달했다.
스트레스를 느끼는 정도를 응답한 ‘스트레스 인지율’은 성인의 경우 2013년 24.4%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31.4%보다 낮아졌다.
중·고등학교 청소년의 스트레스 인지율도 2007년 46.5%에서 지난해 37.0%로 매년 하락하는 추세다.
우울감 경험률은 성인이 2009년 14.7%에서 2013년 10.3%로, 중·고등학생은 2007년 41.3%에서 2014년 26.7%로 감소했다.
다른 연령대보다 고등학생이 특히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많이 겪었고, 성별로는 남성보다 여성이 많았다.
스트레스 인지율이 가장 높은 것은 여고생으로 47.6%에 달했다. 가장 낮은 70세 이상 남성(12.7%)의 4배 수준이다.
남성은 모든 연령대에서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여성보다 낮았지만 30∼40대에서만 유독 남성의 스트레스 인지율이 여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30대는 남성이 29.0, 여성이 26.5%였고 40대는 남성 27.1%, 여성 23.0%였다.
우울감이나 자신감 상실을 경험하는 비율은 각각 13.2%, 11.1%로 미국·일본·독일·네덜란드 등 29개국 평균(10.7%·7.3%)보다 높았다.
문제해결능력 상실 경험률은 7.9%로 29개국 평균(8.1%)보다 높았다.
학생들은 상급학교에 진학할수록 차별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차별 경험률은 초등학생 43.0%, 중학생 59.9%, 고등학생 65.6%였다.
초등학생은 성(21.4%)과 외모(21.0%) 등을 차별 원인으로 꼽은 반면 중학생(37.7%)과 고등학생(47.8%)은 학업성적으로 차별받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 청년층 정부 신뢰도 아시아권 최하위
한국인들의 신뢰도와 소수집단에 대한 포용도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뢰는 불필요한 의심에 따른 비용과 갈등을 줄일 수 있는 중요한 사회적 자본으로 꼽힌다.
유엔이 올해 발간한 ‘세계 행복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 다른 사람을 신뢰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6.2%였다.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은 물론 미국 독일 영국 베트남 멕시코보다 낮았다.
성균관대가 진행한 ‘한국종합사회조사’를 보면 대인신뢰가 가장 낮은 연령대는 20대 이하로 36.4%였고, 가장 높은 연령대는 60대 이상으로 43.5%였다.
타인은 물론 정부에 대한 신뢰도도 낮은 수준이었다.
한국인의 정부 신뢰도는 30.1%로 일본이나 파키스탄을 제외하고 가장 낮았다.
특히 15∼24세의 젊은 층에서 정부를 신뢰하는 비율은 27.7%로 아시아에서 최하위였다.
한국인은 결손가정 자녀와 장애인에 대해서는 다수가 포용적 태도를 보였으나 전과자와 동성애자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한국행정연구원 조사 결과 이웃, 직장동료, 친구, 배우자 어떤 것으로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비율은 전과자(67.4%), 동성애자(56.9%), 탈북자(15.2%), 외국인 이민자(8.0%) 순서로 높았다.
장애인과 결손가정 자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비율은 각각 2.3%, 1.8%였다.
동성애자에 대해서는 연령이 낮을수록 포용도가 높아졌다.
20대 이하에서 이웃, 직장동료, 절친한 친구, 배우자 중 하나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비율이 20대 이하에선 57.5%였지만 30대 50.9%, 40대 42.3%, 50대 31.3% 등으로 점차 낮아졌다.
소수집단에 대한 포용력은 학력이 높을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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