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3곳 전 기관 도입 조기완료…내년 4천441명 추가 채용
모든 공공기관에서 내년부터 임금피크제(이하 임피제)가 시행된다.정부가 일자리 나누기 차원에서 공공기관을 우선 타깃으로 삼아 본격 도입을 추진한 지 7개월 만의 성과다.
그간 추진 과정에서 일부 노조를 중심으로 강력한 반발도 있었지만 정부가 강력한 시행 의지를 보이면서 독려하고 설득한 결과 갈등은 일단 봉합된 모양새다.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공기업 30곳, 준정부기관 86곳, 기타기관 197곳 등 모든 공공기관 313곳이 지난 3일까지 임피제 도입을 완료했다.
임피제는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60세 정년 연장법’에 맞춰 고령 근로자의 고용 기간을 연장하면서 일정 연령 이후에는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임금 재원을 절감할 수 있고, 절감 재원을 신규 고용 창출에 쓰는 것이 큰 구조다.
기재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각 공공기관이 임피제를 도입하면서 채택한 60세까지의 임금 조정기간이나 연차별 임금지급률은 기관마다 다르다.
내년에 임피제로 261명을 신규채용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은 임금조정 기간을 2년으로 뒀고 1년 차엔 종전 임금의 65%, 2년 차엔 60%를 주기로 했다.
232명을 추가로 채용하는 한국농어촌공사는 임금 조정기간을 3년으로 하고 1년 차 90%, 2년 차 70%, 3년 차에겐 60%를 지급하기로 했다.
예금보험공사는 임금 조정기간을 종합직 4년, 그외는 2년으로 두고 연차별 임금지급률도 다르게 책정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313개 기관의 평균 임금 조정기간은 2.5년이다. 평균 지급률은 1년 차 82.9%, 2년 차 76.7%, 3년 차 70.2%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임피제 도입으로 절감된 임금 재원은 기존 직원의 임금 인상 등에 쓰였다.
정부는 이번 임피제에 따른 임금 감액분을 청년 채용 재원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정년 연장이 시행될 경우 퇴직자가 줄면서 청년 고용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임피제 도입으로 절감된 재원을 신규 채용에 씀으로써 내년에 공공기관에서 총 4천441명의 추가 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공공기관 채용 규모는 올해보다 4.5% 늘어난 1만8천명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5월 임피제로 고령 노동자의 임금을 조정해 청년들을 신규 채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임피제 권고안을 발표하고 올해 말까지 모든 공공기관에 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7월까지 임피제를 도입한 기관은 12곳에 그치며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정부가 ‘강수’를 쓰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임피제 도입 여부, 시기 등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하고 임금인상률에 차등을 두기로 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8월 대국민 담화를 통해 “우리의 딸과 아들을 위해서,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결단을 내릴 때가 됐다”며 “기성세대가 함께 고통을 분담하고, 기득권을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고 임피제 도입을 강조하는 등 공감대 형성에 주력했다.
이후 임피제 도입 기관은 8월까지 100곳으로 늘어나는 결실을 봤고, 10월에는 289개 기관으로 그 수가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기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반발하는 기류가 강했지만 정부의 지속적인 설득과 개별 노조의 대승적인 양보로 ‘연내 도입을 완료한다’는 정부의 목표가 달성됐다.
정부는 전 공공기관의 임피제 도입이 민간 영역으로 확산하길 기대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부 기타 공공기관은 상위노조의 반발이 거셌지만 개별노조 단위에선 임금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임피제 도입을 반대해야 할 이유가 있느냐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정부 쪽 관계자들이 해당 공공기관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설득한 끝에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