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슈퍼엘니뇨 와도 농산물값 폭등 가능성 낮다”

세계은행 “슈퍼엘니뇨 와도 농산물값 폭등 가능성 낮다”

입력 2015-11-20 08:57
수정 2015-11-2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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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월 오히려 최대 32%↓…주요 곡물재고 10년 평균 웃돌아”

18년 만에 찾아오는 ‘슈퍼 엘니뇨’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과 반대되는 의견을 세계은행이 내놓아 주목된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3분기 상품물가 동향’ 자료에서 이번 엘니뇨가 국제 농산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의 무역풍이 약해지면서 해수면 온도가 올라 수개월에 걸쳐 가뭄, 폭우 같은 이상 기후를 유발하는 현상이다.

해수면 온도가 2도 이상 높은 기간이 3개월 이상 이어지면 ‘슈퍼 엘니뇨’라고 정의한다.

다음 달부터 내년 3월 사이에 찾아오는 엘니뇨는 1997년 이후 18년 만에 최대인 ‘슈퍼 엘니뇨’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엘니뇨가 예상되자 가장 먼저 들썩인 것은 농산물가격이다.

식량농업기구(FAO)는 9월 전 세계 음식료품 가격이 18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면서 엘니뇨 여파를 언급했다.

설탕과 유제품 위주로 가격이 올랐다.

농산물 가격 급등은 가공식품과 공산품 등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세계은행은 엘니뇨가 국제 농산물 가격에 아직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엘니뇨에 따른 기후변화가 시작된 지난 4월부터 9월까지의 농산물 국제가격을 살펴보니 오히려 최대 32%까지 하락했다는 것이다.

각국의 농산물 시장가격은 통화 변동, 운송 비용, 품질 차이, 무역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되기 때문에 엘니뇨로 인한 기후변화만으로 농산물 물가가 폭등하지는 않을 것이란 게 세계은행의 전망이다.

세계은행은 올해 옥수수, 소맥, 쌀 등 주요 곡물 재고가 지난 10년 평균을 크게 웃돌아 농산물 수급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과거 6번의 엘니뇨 발생 기간에 국제농산물 가격이 상승한 경우는 1차례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세계은행 분석 결과 이번 슈퍼 엘니뇨 발생 기간에는 전 세계에서 지역별로 상이한 기후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은 평년보다 따뜻하고 건조한 기후가 예상됐다.

커피·콩의 주요 재배지인 남미지역은 평년보다 다습한 기후, 세계 5위 소맥 생산국인 호주는 건조한 기후가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세계은행은 농산물 외에 원유, 금 등 주요 상품물가도 지속적으로 하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 핵 협상 타결로 원유 생산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과 중국의 경기 침체가 상품 물가 하락세를 이끌고 있다.

지난 3분기 중 금 가격은 미국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러 강세로 6% 하락했다.

중국의 경제구조 변화와 경기 둔화로 수요가 감소해 금속 가격은 12%, 석탄 가격은 3% 떨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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