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금불산입·의제매입세액공제·과세이연…이런 ‘외계어’ 언제까지 써야 하나요

손금불산입·의제매입세액공제·과세이연…이런 ‘외계어’ 언제까지 써야 하나요

장은석 기자
입력 2015-08-20 23:52
수정 2015-08-21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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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풀어 쓴 세법개정안 2년째 표류중

다음 중 ‘외계어’는?

①손금불산입 ②의제매입세액공제 ③중간예납 ④과세이연 ⑤체납처분유예

정답은 ‘없다’. 모두 대한민국 세법에 나오는 세금 용어다. 국세청 직원이나 세무사, 회계사 등 세금 전문가들은 단번에 무슨 뜻인지 알겠지만 정작 세금을 내는 일반 국민은 이해하기 힘들다. 세법을 처음 만들 때 일본 세법에서 따온 용어가 많아서다. 세법이 어렵고 복잡하게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재부 “세월호·연말정산 후폭풍에 밀려”

정부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국민이 읽기 쉽고, 찾기 편하고, 이해하기 쉽게 세법을 고친다는 목표 아래 ‘세법 쉽게 쓰기’ 사업을 2011년부터 시작했다. 당시 이 작업을 주도한 기획재정부 관료는 “이게 진짜 세법개정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좀체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부자감세, 연말정산 후폭풍 등에 치여 번번이 뒤 순위로 밀려난 까닭이다. 하지만 국민의 세금 부담을 덜어 주고 조세 정의를 실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이 알기 쉬운 세법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 “세법 쉬워지면 납세 협력비용도 감소”

세법 쉽게 쓰기 사업은 2년째 표류 중이다. 2013년 7월 부가가치세법을 전면 개정한 이후 실적이 없다. 기재부는 부가세법에 이어 2013년 소득세법 및 법인세법, 2014~2016년 상속·증여세법 등 단계적으로 세법을 쉽게 쓸 계획이었다. 하지만 2013년 12월 국회에 제출한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개정안은 지금껏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잠자고 있다. 그사이 세법이 두 번이나 바뀌어 관련 팀은 새 세법에 맞춰 ‘쉽게 쓰는’ 작업을 다시 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세월호 참사와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의 거취 논란으로 (‘쉽게 쓴 세법’을) 들이밀 분위기가 아니었고 올해도 법인세 인상 등 민감한 사안이 많아서 내년 상반기나 노려 봐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김갑순(한국납세자연합회장)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세법을 쉽게 만드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다른 사안에 밀렸다는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라며 “세법이 쉬워지면 국민들이 세무 전문가의 손을 빌리지 않고 세금을 직접 낼 수 있어서 납세 협력 비용도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세금 1000원을 낼 때 드는 비용은 평균 55원이다.

●어려운 용어 그대로 둔 부가세법 대안도 없어

그나마 쉽게 고쳐진 부가세법도 여전히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금 계산 수식과 표 등을 보기 좋게 바꿨지만 정작 어려운 세금 용어는 그대로 둬서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법을 아무리 쉽게 고쳐도 국민 모두 이해하기는 힘들다”고 했다가 “당초 쉽게 쓴 세법의 눈높이 대상을 일반 국민이 아닌 전문가에게 맞췄다”고 실토했다. “전문가에게 익숙한 용어를 바꾸면 혼란만 생기고 마땅한 대안도 없다”는 게 이유다.

최원석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국민들이 세법이 쉬워졌다고 느끼지 못하면 (국민 세금을 들여 하는) 이 사업은 효과가 없는 것”이라면서 “다른 세법을 쉽게 바꾸기 전에 이미 시행한 부가세법이 왜 여전히 어려운지 분석하고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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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15-08-2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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