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껌 파동때 정부 지원으로 롯데재벌 탄생”

“1970년 껌 파동때 정부 지원으로 롯데재벌 탄생”

최훈진 기자
입력 2015-08-05 23:48
수정 2015-08-06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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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목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밝혀

“당시 한국에 재벌은 물론 돈 좀 있다는 사람이 거의 없다 보니 (일본에서 껌으로 성공을 거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엄청난 지원을 받았어요. 정부는 호텔이든 뭐든 다 키울 생각으로 전폭 지원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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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목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손정목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1970년대 서울의 도시계획을 총괄한 손정목(88)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는 5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대표 저작인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에서 다룬 롯데그룹의 성장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손 교수는 1970년 이후 7년간 서울특별시 기획관리관, 도시계획국장, 내무국장 등을 역임한 후 학계로 옮겼다.

2003년 총 5권으로 발간된 손 교수의 저서는 최근 극심한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롯데그룹이 국내 굴지의 재벌로 성장하게 된 과정이 기술돼 재조명을 받고 있다.

그는 저서에서 ‘1970년 11월 13일이 신격호에게는 운명의 날이었다’고 기술했다. 롯데제과 껌에서 쇳가루가 검출돼 제조 정지 명령이 내려진 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신 총괄회장을 청와대로 불러들였다. 그 자리에서 롯데껌 파동을 ‘조치’해 주고 호텔롯데 건설을 당부했다고 공개했다.

손 교수는 양택식 당시 서울시장과 함께 김종필 전 총리에게 불려가 호텔롯데 건설에 모든 지원을 하라고 지시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신격호는 일본인과 다름없어 그의 재산 대부분이 당연히 일본에 귀속될 처지에 있었고 한국정부 입장에선 그의 막대한 재산 일부만이라도 모국에 투자하게 하고 부동산 상태로 남겨두게 하려는 속셈이었다”고 설명했다.

호텔롯데와 롯데백화점뿐 아니라 1980년대 잠실 일대 롯데타운 개발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신 총괄회장은 당시 취득세와 재산세, 등록세, 영업세, 도시계획세 등 각종 세금도 모두 면제됐다고 손 교수는 증언했다.

손 교수는 잠실 롯데월드에 대해 당시 슬로건이 ‘최고의 건물을 최소의 비용으로 최단시일 내 완성한다’였다며 관계기관 공무원들이 총력으로 지원한 전무후무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손 교수는 저서에서 “청와대와 서울시는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행사를 앞두고 (잠실 개발) 사업을 맡길 대상을 심사숙고했다”고 회고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신 총괄회장의 친분으로 사업권과 한양이 갖고 있던 토지소유권도 롯데로 넘어간 것으로 기술했다.

손 교수는 저서 말미에 “자본력과 공권력이 결탁하면 못할 짓이 없고, 안 되는 것이 없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자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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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5-08-0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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