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분쟁 장기화 조짐…엘리엇, 지분 더 샀나

삼성물산 분쟁 장기화 조짐…엘리엇, 지분 더 샀나

입력 2015-06-12 17:35
수정 2015-06-1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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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과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공방이 가열되는 가운데, 엘리엇 측이 삼성물산이나 제일모직의 지분을 추가로 매집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엘리엇 펀드가 주주총회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무산시키지 못할 경우, 장기전에 돌입해 합병 이후에도 공격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엘리엇은 현재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하고 있다. 합병법인이 되면 엘리엇의 지분율은 2%대로 감소한다.

합병법인에서 엘리엇 측이 경영에 적극적으로 간섭하려면 3% 이상의 지분이 필요하다.

상법상 3%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야 주주제안권, 주주총회 소집 청구, 이사 해임 건의 등을 할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외국인 매매 동향에 이목이 집중된다.

12일 삼성물산은 전날보다 1.87% 내린 6만8천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1만6천81주를 순매도했다. 외국인 지분율은 33.61%로 전날과 같았다.

이날부터 엘리엇 펀드는 삼성물산 주식을 추가로 매수할 수 있었다.

엘리엇은 지난 4일 삼성물산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기 때문에 ‘냉각기간’ 규정에 따라 이 종목을 11일까지는 매수할 수 없었다.

주총에서 합병이 성사된다 해도 양측의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엘리엇이 추가로 삼성물산 지분을 사들인다면 무기가 될 수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로 엘리엇이 삼성물산 지분을 매입한다면 7월 주주총회에서는 의결권이 없지만 임시 주총을 소집하면 추가로 매입한 지분은 의결권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엘리엇이 제일모직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지도 관심사다.

제일모직 주식은 삼성물산 지분과 상관없이 언제든지 매수가 가능했다. 5% 미만으로 보유할 경우 신고 대상이 아니므로 매수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제일모직은 이날 전날보다 1.11% 오른 18만2천원으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2만9천875주를 순매수했다. 지분율은 3.38%다.

제일모직에 대한 외국인의 지분율은 최근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 4월 말 2.60%였던 지분율은 지난달 28일 3%를 넘어섰고 현재 3.4%에 달한다.

외국인은 최근 사흘 연속 삼성물산을 순매도했지만, 제일모직은 나흘 연속 순매수했다.

엘리엇 측의 목적이 합병법인 지분을 늘리는 것이라면 제일모직 주식을 매수할 수도 있다.

주가가 합병비율에 수렴한다고 볼 때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삼성물산보다 제일모직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가의 비율은 1:0.376 수준이다. 제일모직 주가는 합병비율 1:0.35 수준보다 더 낮은 상태며, 반대로 삼성물산 주가는 비율보다 더 오른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합병 이후를 고려한 투자 측면에서는 제일모직 주식을 사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엘리엇 측이 제일모직 주식을 매수했다면 이번 합병이 삼성물산 주주의 이익에 반한다며 합병 반대 의사를 밝혔던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도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정상적인 투자자가 합병 성공을 염두에 두고 주식을 산다면 현재로서는 제일모직을 매수하는 쪽이 맞다”며 “엘리엇 펀드가 제일모직 지분을 매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만 제일모직 지분을 가지고 있으면서 합병에 반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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