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환율이 심리적 고비인 125엔을 돌파했다.
지난달 하순에 박스권 상단을 돌파해 123엔대로 올라섰던 달러-엔 환율은 2일 오전 11시 15분경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25.07엔을 터치했다. 장중 시세이지만 2002년 12월 6일 이후 12년반만에 최고수준에 해당한다.
달러-엔 환율이 125엔으로 올라섬에 따라 시장에서는 엔화 매도, 달러 매수 기조에 탄력이 붙어 1달러=130엔으로 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확산하고 있다.
우선은 FX마진 거래에 참여하는 개인투자자(속칭 와나타베 부인)들이 엔화 상승에 베팅했다가 더는 견디지 못하고 ‘엔화매수·달러매도’ 포지션을 정리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와타나베 부인은 일본의 흔한 성인 ‘와타나베’에서 유래한 말로, 초저금리를 견디지 못해 해외 투자에 눈을 돌린 일본 주부 재테크 그룹을 일컫는 용어이지만 지금은 초단기 외환 매매에 참여하는 일본의 개인투자자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그 의미가 바뀌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집계한 5월 29일의 FX 투자자의 거래 동향을 보면 엔화 매수. 달러 매도 포지션을 취한 비율은 51.1 %로 전주보다 확대됐다.
이들은 환율이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기 직전인 5월의 마지막 1주일 동안 50억 달러가 넘는 달러를 매도하면서 해외 투기 세력과 공방전을 벌여왔다. 그 이후 달러가 계속 오르면서 손절한 와타나베 부인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FX 마진거래는 증거금(마진)을 이용해서 선물회사와 표준화된 통화쌍을 거래하는 것이다. 거래 과정에서 증거금에 일정한 평가손이 생기면 자동으로 포지션 정리를 위한 반대 매매가 들어가는 기능이 있다.
와타나베 부인들은 옐런 FED 의장의 금리 인상 발언이 나온 뒤에도 달러 매도를 지속하고는 있지만 갈수록 매도 여력은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이미 125엔대로 올라선 이상 시세를 추종하는 방향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당초 3월 중순부터 5월 중순 사이에 118-121엔대의 박스권이 지속되자 일본의 수입 업체들의 상당수는 달러 콜 옵션에 녹아웃 조항(엔화가 특정 수준을 밑돌면 달러를 매수할 옵션이 사라지는 조건)을 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수입 업체 가운데는 122-124엔 전반에서 달러를 매수할 권리를 잃은 기업이 상당수 있었다는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일본의 중장기 자금 이동도 주목된다. 저금리를 이유로 해외 자산 투자에 눈을 돌린 일본의 공적연금과 투신, 생보사들이 꾸준히 엔화를 달러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와타나베 부인들, 해외 투기 세력, 일본의 중장기 자금이 엔화를 매도하게 된다면 시장 참가자 모두가 엔 매도로 돌아서는 셈이 된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헤지펀드를 위시한 해외 환투기 세력들이 대량의 달러 매수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어 아직 시세는 ‘젊다’면서 여름까지는 엔화 약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당초에는 원자재 거래 전문 헤지펀드가 달러 매수 움직임을 선도했으나 최근에는 글로벌 무대에서 뛰는 일반 헤지펀드들도 엔-달러 환거래에 참여하고 있어 본격적인 국면이 전개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헤지펀드들은 올해 들어와 그리스 위기를 배경으로 달러 매수, 유로 매도를 이끌어 상당한 이익을 챙긴 바 있다. 이들의 발걸음이 그동안 주목되지 않았던 엔-달러 거래로 대담하게 이동한 것이 최근의 변동을 초래한 배경이라는 것이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5월 29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투기 세력의 ‘엔 매도, 달러 매수’ 포지션은 아베 총리 정권 출범 이후에 시작된 엔화 약세 국면에서 최대의 증가폭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달러-엔 환율이 박스권을 탈출한 기폭제는 옐런 FED 의장의 연내 금리 인상 발언이었다.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면 미-일 금리차가 높아져 ‘엔 매도, 달러 매수’ 움직임이 정착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달러-엔 환율은 일본 주가와 연동돼 있다는 점을 환율 변동의 배경으로 꼽고 있다. 일본 주식 매수와 엔화 매도를 결합한 이른바 ‘아베 트레이드’가 환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달들어 발표되는 미국의 각종 경기 지표들이 좋다면 달러화 강세의 기조는 견조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정부와 국제채권단의 협상이 파행을 거듭한다면 달러 강세는 더욱 위력을 떨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미국 경기 지표가 좋지 못하게 나온다거나 그리스 사태가 해결의 가닥을 잡는다면 조정이 올 수도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의 중장기 자금 흐름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보유한 달러화 자산의 엔화 환산 평가액이 크게 불어나 과거에 정한 자산 운용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오히려 엔을 사고 달러를 파는 경우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 정부 당국의 환율 급변동에 대한 견제 발언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수세에 몰린 와타나베 부인들에게는 위안 거리다. 6월의 보너스도 와타나베 부인들의 허전한 주머니를 채워줄 것이다.
하지만 헤지펀드 측에서는 일본이 구두 발언을 넘어서 시장 개입에 나설 가능성을 가볍게 보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하순에 박스권 상단을 돌파해 123엔대로 올라섰던 달러-엔 환율은 2일 오전 11시 15분경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25.07엔을 터치했다. 장중 시세이지만 2002년 12월 6일 이후 12년반만에 최고수준에 해당한다.
달러-엔 환율이 125엔으로 올라섬에 따라 시장에서는 엔화 매도, 달러 매수 기조에 탄력이 붙어 1달러=130엔으로 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확산하고 있다.
우선은 FX마진 거래에 참여하는 개인투자자(속칭 와나타베 부인)들이 엔화 상승에 베팅했다가 더는 견디지 못하고 ‘엔화매수·달러매도’ 포지션을 정리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와타나베 부인은 일본의 흔한 성인 ‘와타나베’에서 유래한 말로, 초저금리를 견디지 못해 해외 투자에 눈을 돌린 일본 주부 재테크 그룹을 일컫는 용어이지만 지금은 초단기 외환 매매에 참여하는 일본의 개인투자자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그 의미가 바뀌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집계한 5월 29일의 FX 투자자의 거래 동향을 보면 엔화 매수. 달러 매도 포지션을 취한 비율은 51.1 %로 전주보다 확대됐다.
이들은 환율이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기 직전인 5월의 마지막 1주일 동안 50억 달러가 넘는 달러를 매도하면서 해외 투기 세력과 공방전을 벌여왔다. 그 이후 달러가 계속 오르면서 손절한 와타나베 부인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FX 마진거래는 증거금(마진)을 이용해서 선물회사와 표준화된 통화쌍을 거래하는 것이다. 거래 과정에서 증거금에 일정한 평가손이 생기면 자동으로 포지션 정리를 위한 반대 매매가 들어가는 기능이 있다.
와타나베 부인들은 옐런 FED 의장의 금리 인상 발언이 나온 뒤에도 달러 매도를 지속하고는 있지만 갈수록 매도 여력은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이미 125엔대로 올라선 이상 시세를 추종하는 방향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당초 3월 중순부터 5월 중순 사이에 118-121엔대의 박스권이 지속되자 일본의 수입 업체들의 상당수는 달러 콜 옵션에 녹아웃 조항(엔화가 특정 수준을 밑돌면 달러를 매수할 옵션이 사라지는 조건)을 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수입 업체 가운데는 122-124엔 전반에서 달러를 매수할 권리를 잃은 기업이 상당수 있었다는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일본의 중장기 자금 이동도 주목된다. 저금리를 이유로 해외 자산 투자에 눈을 돌린 일본의 공적연금과 투신, 생보사들이 꾸준히 엔화를 달러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와타나베 부인들, 해외 투기 세력, 일본의 중장기 자금이 엔화를 매도하게 된다면 시장 참가자 모두가 엔 매도로 돌아서는 셈이 된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헤지펀드를 위시한 해외 환투기 세력들이 대량의 달러 매수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어 아직 시세는 ‘젊다’면서 여름까지는 엔화 약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당초에는 원자재 거래 전문 헤지펀드가 달러 매수 움직임을 선도했으나 최근에는 글로벌 무대에서 뛰는 일반 헤지펀드들도 엔-달러 환거래에 참여하고 있어 본격적인 국면이 전개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헤지펀드들은 올해 들어와 그리스 위기를 배경으로 달러 매수, 유로 매도를 이끌어 상당한 이익을 챙긴 바 있다. 이들의 발걸음이 그동안 주목되지 않았던 엔-달러 거래로 대담하게 이동한 것이 최근의 변동을 초래한 배경이라는 것이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5월 29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투기 세력의 ‘엔 매도, 달러 매수’ 포지션은 아베 총리 정권 출범 이후에 시작된 엔화 약세 국면에서 최대의 증가폭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달러-엔 환율이 박스권을 탈출한 기폭제는 옐런 FED 의장의 연내 금리 인상 발언이었다.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면 미-일 금리차가 높아져 ‘엔 매도, 달러 매수’ 움직임이 정착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달러-엔 환율은 일본 주가와 연동돼 있다는 점을 환율 변동의 배경으로 꼽고 있다. 일본 주식 매수와 엔화 매도를 결합한 이른바 ‘아베 트레이드’가 환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달들어 발표되는 미국의 각종 경기 지표들이 좋다면 달러화 강세의 기조는 견조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정부와 국제채권단의 협상이 파행을 거듭한다면 달러 강세는 더욱 위력을 떨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미국 경기 지표가 좋지 못하게 나온다거나 그리스 사태가 해결의 가닥을 잡는다면 조정이 올 수도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의 중장기 자금 흐름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보유한 달러화 자산의 엔화 환산 평가액이 크게 불어나 과거에 정한 자산 운용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오히려 엔을 사고 달러를 파는 경우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 정부 당국의 환율 급변동에 대한 견제 발언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수세에 몰린 와타나베 부인들에게는 위안 거리다. 6월의 보너스도 와타나베 부인들의 허전한 주머니를 채워줄 것이다.
하지만 헤지펀드 측에서는 일본이 구두 발언을 넘어서 시장 개입에 나설 가능성을 가볍게 보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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