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절벽’에 꺼지는 경기회복 불씨…뭘로 살리나?

‘수출 절벽’에 꺼지는 경기회복 불씨…뭘로 살리나?

입력 2015-06-01 15:20
수정 2015-06-0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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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장밋빛 수출전망’ 악몽 변질…경제지표에 ‘빨간불’

우리 경제의 보루인 수출이 바닥 없는 추락을 계속하면서 국내 경기 회복의 불씨가 꺼지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과 금리 인하에도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기대를 걸었던 수출마저 휘청거리면서 산업생산이 줄고 체감경기가 냉각되는 등 경제지표에 일제히 빨간불이 켜졌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사상 최대 수출액(5천731억 달러), 무역흑자(474억 달러), 무역규모(1조988억 달러)를 기록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그러자 정부는 올해도 미국의 경제성장, 자유무역협정(FTA) 효과, 유가 안정세 등 우호적인 무역 여건 속에서 6천억 달러 가까운 수출액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연초부터 곤두박질 치기 시작한 수출이 5개월째 추락을 계속하면서 당초의 장밋빛 전망은 서서히 악몽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수출액은 424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0.9% 줄었다.

수출 감소폭이 두자릿수로 커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20.9%) 이후 근 6년 만이다.

올해 들어 감소폭은 1월 0.9%, 2월 3.3%, 3월 4.3%, 4월 8.0%에 이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얼마 전 올해 수출액이 1.9% 줄어든 5천620억 달러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연간 수출액이 2012년(-1.3%) 이후 3년 만에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다.

평소 다른 경제 부문이 어지간히 흔들려도 꿋꿋하게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수출이 흔들리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수출을 직접 담당하는 기업들의 체감 경기부터 꺾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주 발표한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제조업의 5월 업황BSI는 75로 전달보다 5포인트 떨어지면서 4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6월 종합경기 전망치는 96.4로 석달 내리 기준선(100)을 밑돌았다.

소비가 다소 회복되는 듯했으나 수출 부진으로 생산이 후퇴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4월 국내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3% 줄면서 2개월 연속 뒷걸음질쳤다.

물론 최근의 수출 부진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근본적으로는 세계 경제를 이끄는 양대 축인 중국과 미국 경제가 탄력을 잃고 수출에서 내수로 중심을 이동하면서 세계 교역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결과로 분석된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세계 주요 70개국의 올 1분기 수입액은 12.5%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21.3% 줄었으며 연초 기대를 걸었던 미국도 9.0% 감소했다.

이와 함께 1분기 주요국 수출액은 평균 10.2% 줄었다.

이 같은 교역 감소에 저유가로 인한 수출 단가 하락, 일본과 유럽의 환율 전쟁까지 겹치면서 ‘수출 강국’ 한국에도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최근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마케팅 지원 중심의 단기 수출 활성화 대책을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 주력 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 중이다.

산업부는 “5월은 주요 품목의 수출 단가 하락과 조업일수 감소(-1일) 영향으로 수출이 큰 폭으로 줄었지만 6월은 신차 수출 증가와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제품 수출 감소 완화, 조업일수 증가(+2.5일)에 힘입어 상당 수준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수출 부진이 세계 경제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와 맞물려 있는 이상 일개 기업이나 국가의 마케팅 강화나 품질 개선 수준의 대책으로 수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주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최근 수출 부진은 중국의 성장 둔화, 엔화 약세 등 단기간에 쉽게 해소될 수 없는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더구나 한국 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높아 수출 감소로 인한 충격이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크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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