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력 0.2이하 저시력자, 자살 위험 3.5배”

“교정시력 0.2이하 저시력자, 자살 위험 3.5배”

입력 2015-05-04 10:03
수정 2015-05-0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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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시력이 0.2 이하인 저시력자는 교정시력 1.0 이상 비교군보다 자살을 떠올리거나 시도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의과대학 시기능개발연구소 김성수·임형택 교수팀은 19세 이상 성인 남녀 2만 8천919명의 역학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교정시력이 0.2 이하인 저시력자들이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가 교정시력 1.0 이상 비교군보다 3.5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또 교정시력 0.2 이하 저시력자 그룹은 ‘자살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는 비율도 비교군(교정시력 1.0 이상)보다 2배나 더 높았다.

이는 연구팀이 교정시력을 기준으로 전체 조사 대상을 4그룹(1.0 이상·0.63∼0.8·0.25~0.5·0.2이하’)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다.

연구팀은 또 저시력이 심할수록 자살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고 실제 자살 시도로 이어지는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살 생각’을 경험한 사람 중 치료를 위해 전문 상담을 받은 경우는 10% 미만이었고, 자살을 시도한 조사군 중에서도 전문 상담을 받은 경우가 25% 미만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시력이 심리 상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대규모 집단 분석을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밝힌 데에 의미가 있다고 연세대 의료원은 설명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안과학회가 공동 시행한 ‘국민건강영양조사 안질환 역학조사’ 자료를 토대로 수행한 이 연구는 영국안과학회지(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임형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교정시력 0.2 이하 저시력자는 삶의 질이 매우 낮아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며 “저시력자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성수 교수는 “한국사회가 고령화하면서 녹내장과 황반변성, 당뇨병성 망막증 등 시력장애와 실명을 초래하는 질환이 증가하고 있다”며 “안과 진료뿐만 아니라 환자의 정신 건강도 배려하는 의료 지원체계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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