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일문일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일각의 디플레이션 우려를 일축했다. 이 총재는 “디플레는 대개 경기 침체에 수반해 나타난다”면서 “우리 경제 성장세가 미약하기는 하지만 3%대 성장률이 예상되는 만큼 경기 침체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글로벌 환율전쟁이 이번 인하 결정에 영향을 미쳤나.
-두 달간의 경제지표로 판단한 결과 성장과 물가의 흐름이 예상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선 한 달이라도 빨리 인하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각국의 통화완화를 환율 전쟁으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어느 나라 중앙은행 총재도 ‘환율전쟁’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그런 표현을 쓰는 것은 근린궁핍화 정책에 동참한다는 선전포고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계부채 급등이 우려되는데 관리가 가능하겠나.
-금리 인하는 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재정·금융감독 당국도 같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자본이 유출될 가능성은.
-향후 관건은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와 속도다.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해서는 특히 유의해 대응할 계획이다.
→언제까지 1%대 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나.
-연준이 빠르면 6월, 또는 9월 중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연준이 금리를 올린다 해서 다른 나라도 금리를 곧바로 따라 올려야 하는 건 아니다. 미국은 제로 금리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을 시작한다 해도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이번 인하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 것인가, 아니면 경기부양에 더 큰 중점을 둔 결정인가.
-내수 회복세가 생각보다 상당히 미약했다. 이 상태가 오래가면 성장 잠재력까지 저하될 수 있다. 이런 가능성을 미리 방지하기 위한 선제 대응 차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기준금리가 더 낮은데 지금이 그때보다 경기가 더 나쁜 것인가.
-국내외 경제 여건이 다르다. 당시는 충격이 갑자기 왔고 지금의 저성장, 저물가는 장기간 진행되고 있다. 지금의 기준금리(1.75%)가 당시(2.00%)보다 낮다고 해서 지금의 경기가 그때보다 나쁘다는 해석은 무리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2015-03-1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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