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직원 4명중 1명은 억대 연봉…신규채용 여력 안된다

은행직원 4명중 1명은 억대 연봉…신규채용 여력 안된다

입력 2014-12-25 10:20
수정 2014-12-2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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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중 40대이상이 절반…인사적체 해소 못하면 신규채용 힘들어”

은행이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그만큼 신규채용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25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매년 외형이 10% 이상씩 성장하던 고속성장 시대에 대규모로 들어왔던 직원들이 간부급으로 본격적으로 편입되면서 시중은행의 급속한 고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더구나 은행은 다른 업종에 비해 급여와 복지 수준이 좋고 고용 안정성이 높아, 다른 금융업종보다 고령화 현상이 훨씬 심각하다.

지난해 금융인력기초통계에 따르면 은행 직원 중 50대 이상 비중은 14.3%로 증권(7.9%)의 두배, 보험(4.7%)의 무려 세배에 달한다.

40대(34.3%)까지 합치면 은행 직원 중 40~50대의 비중은 절반에 달한다. 20년 이상 장기근속자의 비중도 35.6%에 이른다.

이는 심각한 인건비 증가를 낳고 있다.

2011년 국내 은행의 총이익 대비 인건비 비중은 선진국 은행에 못 미치는 25.7%였지만, 불과 2년만인 지난해 그 비중은 33.1%까지 뛰어올랐다. 미국은 28.3%, 일본은 27.1%에 불과하다.

은행 직원 중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직원의 비중은 23.3%에 달한다. 4명 중 1명 가까이가 억대 연봉을 받는 셈이다. 보험(11.8%), 증권(12.1%) 등과 비교하면 억대 연봉자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고령 직원의 인건비가 급증하다 보니 은행으로서는 신규 채용을 줄여 전체 인건비를 억제하는 수밖에 없다.

올해 은행의 신규채용 인원이 지난해보다 14% 줄어든 것은 수년째 이어진 채용 급감 추세의 연장선상에 불과하다.

2010년 428명을 뽑았던 하나은행은 올해 채용규모를 118명으로 대폭 줄였으며, 농협(2012년 1천130명→올해 540명), 신한(2010년 600명→올해 300명), 우리(2012년 600명→올해 410명)은행 등도 수년 새 신규채용이 급감하는 추세다.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고령 인력의 감소를 끌어내야 하지만, 노조 반발 등으로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신규 채용의 숨통을 터줄 뾰족한 수단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매년 100~200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는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인원”이라며 “대규모 희망퇴직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누구나 하고 있지만, 그 ‘칼’을 꺼내들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인사 담당 임원은 “베이붐 세대가 조직에서 대부분 빠져나갈 10여년 후라면 인력과잉 문제가 많이 해소될 수 있겠지만, 그 전에는 신규 채용의 ‘빙하기’ 시대를 상당기간 겪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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