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 제한적일듯”…채권회수·재고처리 등 난망
팬택이 12일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이동통신사에 미칠 영향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통사들이 지난 상반기 시장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내놓은 상황에서 팬택의 법정관리 신청 여파로 하반기 실적까지 부진할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우선 이통 3사가 2년간 상환을 유예해준 팬택 채권 1천531억원을 회수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휴대전화 가입자 점유율로 추정한 업체별 팬택 매출 채권 규모는 SK텔레콤 단말기를 유통하는 SK네트웍스 720억원, KT 447억원, LG유플러스 314억원, SK텔레콤 50억원 순이다.
그러나 이통 3사의 실적을 감안할 때 이 정도는 큰 부담이 아니라는게 업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SK텔레콤은 SK네트웍스가 단말 유통을 담당하고 있어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 자체 유통분이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KT와 LG유플러스도 영업이익 대비 5% 이하 수준이어서 팬택의 법정관리 여파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양종인 통신서비스 담당 연구원은 “이통 3사가 2분기 이후 매출채권 상환 유예분 811억원을 대손상각비로 반영할 것으로 보이나 이는 3사 합산 매출액 대비 0.2%, 영업이익 대비 2.3%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한 KT와 LG유플러스는 이미 일부 비용을 지난 2분기 실적에 반영, 영업이익에서 차감한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분기 실적에 팬택 관련 충당금 314억원을 반영했으며 KT도 이 부분을 ‘영업외손실’로 처리했다.
그러나 채권 회수 외에 재고 처리 등의 문제도 산적해 있다. 이통사들이 보유한 팬택 재고는 50만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팬택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재고 처리를 통한 비용 회수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가 시장의 3분의 2 이상을 점유하는 상황에서 3위 업체인 팬택이 사라지게 되면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가 3곳은 돼야 제대로 된 경쟁 체제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스마트폰 제조 3위업체인 팬택을 활용해 1위업체인 삼성전자를 견제해오던 이통사들로서는 요긴한 삼성 견제용 지렛대를 잃는 무형의 손해도 만만치 않은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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