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드는 중국산, 높아지는 수출벽…철강업계 ‘시름’

밀려드는 중국산, 높아지는 수출벽…철강업계 ‘시름’

입력 2014-07-17 00:00
수정 2014-07-17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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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안으로는 중국산 저가 철강제품이 밀려들고 밖에서는 짙어지는 ‘철강 보호주의’로 수출에 발목이 잡히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한국철강협회와 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철강재 수입량은 1천121만t으로 작년 동기보다 15.5% 증가했다.

이중 중국산은 655만t으로 31.0% 급증했다. 수입량 중 중국산 비중은 작년 상반기 51.5%에서 올해 상반기 58.4%로 커졌다.

중국산의 무기는 싼 가격이다. 같은 기간에 t당 수입가격이 789달러에서 738달러로 떨어졌다.

국내 철강사들은 중국산을 유통시장 교란의 주범으로 지목한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최근 중국 H형강 제조업체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무역위원회에 제소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고층빌딩이나 교량, 도로 등의 뼈대로 쓰이는 H형강은 상반기 중국에서 41만t 수입됐다. 작년 동기보다 27.4% 늘어난 물량이다. 현재 중국산 H형강의 유통가격은 t당 59만원으로 국산 77만원보다 18만원 싸다. 중국산은 1년 전보다 6만원 떨어졌고 국산과 가격 차이도 당시 16만원보다 더 벌어졌다.

중국산은 값이 싼 만큼 질도 낮은데다 국산으로 둔갑하는 경우도 있어 건축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대제철과 대한제강은 자사의 롤마크(알파벳으로 표시된 원산지·제조사)가 찍힌 중국산 철근 2천t을 부산항을 통해 들여와 국내에 불법 유통한 혐의로 한 수입업체를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지난주 철강협회 주관으로 열린 ‘건설안전 강화를 위한 철강산업의 역할’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건설현장에서 질 낮은 철강재의 사용을 막도록 품질 관리를 대폭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세계적인 철강 공급 과잉으로 주요 수입국의 장벽이 높아지는 것도 국내 수출업체를 한숨짓게 한다.

미국 상무부는 11일(현지시간) 원유·천연가스 등의 시추에 쓰이는 파이프인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9.89∼15.7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상무부가 의회의 정치적 압력을 못 이겨 종전의 무혐의 예비판정을 뒤집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같은 날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한국을 비롯한 대만, 베트남, 말레이시아, 오만의 강철 못이 덤핑으로 자국 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예비 판정을 내렸다.

한국이 상반기 미국에 수출한 철강재는 261만t으로 55.9% 급증했다. 수출액은 23억7천만 달러로 44.3% 늘어났다. 미국에서 셰일가스와 같은 에너지 개발 붐으로 철강 수요가 많이 증가하면서 대미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미 철강업계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미국철강협회는 철강 수입 규제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고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대한 덤핑 판정이 나오자 바로 환영 논평을 내기도 했다.

캐나다는 지난달부터 한국, 중국, 터키에서 수입되는 콘크리트 보강용 철근에 대해 덤핑과 해당 국가 정부의 보조금 지급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캐나다는 올해 4월 한국산 평판 압연 제품에 최고 59.7%의 반덤핑 관세를 물리기도 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을 비롯한 각국의 공격적인 설비 확대와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한 것이 문제의 시작”이라며 “고부가가치 제품개발과 신시장 개척으로 활로를 찾는데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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