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계정 기준 변경에도 답보 상태는 여전
지난해 한국의 경제규모가 세계 14위로, 5년째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새 국민계정 기준 채택에도 답보 상태에 빠진 한국 경제의 순위 흐름은 최근 몇년간 구기준과 별 차이가 없는 셈이다.
13일 한국은행과 세계은행의 세계발전지수(World Development Indicators) 자료에 따르면 2013년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1조3천45억달러로 전 세계에서 14위를 차지했다.
한국은행이 올해 들어 도입한 새 기준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한국 경제의 세계 순위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세계은행은 GDP 통계를 1년에 4차례 수정 집계한다”며 “적용 환율은 조금 다르지만 한국의 새 기준 GDP 통계가 반영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이 서울외환시장의 환율을 적용해 산출한 지난해 한국의 명목 GDP(미국 달러화 기준)는 1조3천43억달러였다.
새 기준 GDP는 기준년을 2005년에서 2010년으로 바꾸고 연구개발(R&D) 지출을 무형고정투자(지적재산권)에 편입하는 등 GDP를 늘리는 효과를 냈다. 2010년을 기준으로 볼 때 명목 GDP는 7.8% 증가했다.
그러나 연도별로 순위가 한 단계 정도 차이가 날뿐 순위 흐름에는 별 변동이 없었다.
새 기준으로 한국 경제의 명목 GDP 순위는 2000년, 2001년 각 12위에서 2002∼2004년 각 11위를 거쳐 2005년 10위까지 상승하고서 2006년 11위, 2007년 13위, 2008년 15위까지 하락했다.
이어 2009년 14위를 기록하고는 지난해까지 상승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했다.
앞서 집계된 구기준 한국 경제의 순위도 2008년이후 2012년까지 5년 연속 15위에서 답보 상태였다. 지난해 구기준 GDP는 집계되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경제가 저성장을 거듭해온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세계 각국의 GDP 순위를 보면 미국(16조8천억달러)이 1위였다.
이어 중국(9조2천403억달러), 일본(4조9천15억달러), 독일(3조6천348억달러), 프랑스(2조7천349억달러), 영국(2조5천223억달러), 브라질(2조2천457억달러), 러시아(2조968억달러), 이탈리아(2조713억달러), 인도(1조8천768억달러) 등이 10위권 안에 들었다.
캐나다(1조8천251억달러), 호주(1억5천606억달러), 스페인(1조3천583억달러)은 11∼13위였다.
한국의 뒤를 이어 멕시코(1조2천609억달러), 인도네시아(8천683억달러), 터키(8천202억달러), 네덜란드(8천2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7천453억달러), 스위스(6천598억달러)가 20위권 안에 포함됐다.
한국이 답보 상태에 빠지기 시작한 2009년과 작년 순위를 비교하면 중국은 3위에서 2위로 올랐고 브라질(8위→7위),러시아(12→8위), 인도(10→11위) 등도 상승세를 탔다.
특히, 중국은 2009년 4조9천902억달러이던 GDP를 85.2%나 늘려 한국과의 격차를 벌렸다.
중국의 GDP는 2009년 한국의 5.5배에서 2013년에는 7.1배로 한층 더 커졌다.
같은 기간에 순위가 하락한 국가는 장기 불황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는 일본(2→3위)과 유럽 재정위기의 타격을 받은 이탈리아(7→9위), 스페인(9→13위) 등이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최근 3년간 평균 환율을 적용하는 이른바 ‘아틀라스(Atlas)’ 방식으로 46위(2만5천920달러)였다.
나라마다 다른 물가 사정을 계산에 넣어 실제 구매력을 측정하는 구매력평가(PPP) 기준 한국의 1인당 소득은 43위(3만3천440달러)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