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꾼 취급 뿔났다”…힘 모으는 소액주주들

“구경꾼 취급 뿔났다”…힘 모으는 소액주주들

입력 2014-03-18 00:00
수정 2014-03-1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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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JS 소액주주들, 상폐 위기에 집단 행동 나서… 세동 소액주주들 일치단결해 무상증자 이끌어

최근 들어 소액주주들이 자신들의 주주권익 강화를 위해 십시일반 힘을 모으는 사례가 잇달아 눈길을 끈다.

통상적으로 소액주주들은 미약한 지분 탓에 기업 경영에 있어 구경꾼 취급을 받아왔지만 최근에는 주주권리를 스스로 보호하고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배관용 관이음쇠를 만드는 AJS가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자 전국의 AJS 소액주주들이 집단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인터넷 카페를 개설해 연대를 결성하고, 의결권부 우선주(14.1%)를 보유한 IBK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전문회사(PEF)의 공동 운용자 IBK기업은행 측과 최근 거래소를 방문해 AJS에 개선기간을 부여해줄 것을 호소했다.

AJS는 지난 1월 16일 김수일 당시 대표이사와 임원 1명이 26억원 상당의 횡령·배임 혐의를 받으면서 매매거래가 정지됐고, 지난 3일 거래소는 이 회사가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한다고 결정했다.

매매거래가 정지된 이후부터 거래소의 결정이 나오기까지 AJS의 대표는 임시 주주총회와 주식 양수도 계약 등 일련의 과정을 통해 ‘슈퍼개미’로 유명한 경대현씨로 변경됐다.

이후 AJS는 기존 대표였던 김씨가 대표이사직과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했다고 공시했으나 김씨는 경씨가 사문서를 위조해 자신을 사내이사직에서 몰아냈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다.

지난 12일 AJS는 거래소에 상장폐지 관련 이의신청서를 제출했고, 거래소는 이날로부터 15일 이내 상장위원회를 열어 상장폐지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AJS 소액주주연대 인터넷 카페 운영자는 “31일 열리는 주총에 참석해 지난해 181억원 영업손실이 났다고 기재된 재무제표 승인 등의 안건을 부결시키고, 이후 경영진 교체를 위한 임시주총 소집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액주주들이 힘을 모아 투자기업의 무상증자를 이끈 사례도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달 17일 세동은 보통주 734만6천640주를 무상증자해 구주주들에게 보유주식 1주당 1.2주의 비율로 신주를 배정하기로 했다.

이는 세동이 지난해 3월 정기주총에서 주주들이 제안한 감사후보자 선임 안건을 철회하자 소액주주들이 국내 지배구조 개선활동 지원업체 네비스탁에 의뢰해 1년 넘게 주주운동을 펼친 결과였다.

마종훈 네비스탁 기업평가팀장은 “비록 소액주주들이 작년 5월 법원에 신청한 주주총회 결의 취소 등에 대한 신청은 기각됐지만, 판결이 나오기까지 약 8개월 동안 회사도 태도를 바꿔 주주들에게 보상하는 차원에서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는 아니지만 지분율이 1%도 안 되는 외국계 기관투자자가 국내 상장사의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한 사례도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11일 스위스계 기관투자자 NZ알파인은 대창단조가 복잡한 계열사 지배구조 탓에 주식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못 받고 있다며 지배구조의 단순화와 액면분할을 요구했다.

대창단조는 이런 주주제안을 수용해 오는 21일 열리는 주총의 안건으로 계열사 인수 또는 합병 추진, 액면분할 관련 정관의 변경, 감사 추가 선임 안건 등을 상정한 상태다.

NZ알파인의 지분은 0.96%(1만9천130주)로 1%가 채 안 된다. 그러나 NZ알파인은 스털링그레이스인터내셔널, 노르웨이 국부펀드(4.8%), 국내 페트라투자자문(7.8%) 등과 이번 주총에서 관련 안건에 함께 찬성표를 던지기로 뜻을 모은 상태다.

주주제안으로 대창단조의 감사후보자에 오른 조성민 A&G Partners 부사장은 “대창구조의 (복잡한 지배구조에 따른 실적 부진) 문제가 심각하다”며 “주총에서 관련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이들 외 다른 기관과도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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