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보유·거래 늘었다…지하경제 확대 우려

현금 보유·거래 늘었다…지하경제 확대 우려

입력 2014-02-05 00:00
수정 2014-02-05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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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사이 지폐 환수율은 떨어지고 개인금고 매출액은 증가하는 등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지만 오히려 지하경제 수요가 커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설훈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5만원권 환수율은 48.6%였다. 1년 전보다 10%포인트 이상 감소한 수치다.

1만원권 환수율(94.6%)도 전년보다 12.8%포인트 하락했고, 5천원권은 82.1%로 7.8%포인트 떨어졌다.

환수율은 특정기간 한은의 화폐 발행량에 대한 환수량이다. 환수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현금이 시중에 풀렸다가 한은 금고에 돌아오지 않는 비중이 커졌다는 의미다.

사용자가 더러워진 돈을 새 돈으로 바꾸고 싶어하거나 권종별 교환(5만원권 1장을 1만원권 5장으로 바꾸는 방식)을 원할 때, 금융기관이 운용규모보다 많아진 돈을 중앙은행에 지급준비금으로 예납할 때 돈은 한은 금고로 되돌아온다.

5만원권 환수율은 발행 첫해인 2009년 7.3%에 그쳤지만 2010년 41.4%, 2011년 59.7%, 2012년 61.7% 등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전체 지폐 발행잔액 중 5만원권의 비중은 12월말 현재 66.5%로 확대됐다. 1년 전에는 62.8%였다.

광의통화(M2·평잔·계절조정 기준)에 대한 현금통화의 비율도 작년 11월 현재 2.71%로 전년 같은 달의 2.37%에 견줘 0.34%포인트 높아졌다. 재산을 될 수 있으면 현금으로 갖고 있으려는 심리가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지폐 환수율 감소는 과거보다 현금 사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금 확보 성향이 높아진 건 훼손화폐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불에 타거나 장판 밑에서 뒀다가 부패해 한은이 새 돈으로 바꿔준 5만원권은 2012년 4억2천600만원에서 지난해 7억8천888만원으로 무려 85.2%나 치솟았다.

전북 김제의 마늘밭에서 불법 도박수익금 110억원이 쏟아져나왔던 사건이나 서울 여의도 물류창고에서 10억원대 현금상자가 발견된 사건 등 현금거래를 이용한 탈세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개인금고 판매도 늘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은 2012년 7월 강남점에 선일금고를 신규 입점시킨 뒤 서울 충무로 본점에도 매장을 만들었다. 작년 12월 매출액은 입점 당시에 견줘 214% 신장됐다.

장혜진 신세계 백화점 언론홍보부장은 “저금리가 계속되고 북한 이슈로 불안감이 커지면서 5만원권과 골드바 등을 집에 보관하려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설훈 의원은 “관계당국은 지하경제 양성화에 일정 부분 성과도 있지만 부작용 역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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