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채권단 긴급 대책회의…법정관리도 거론

쌍용건설 채권단 긴급 대책회의…법정관리도 거론

입력 2013-12-11 00:00
수정 2013-12-1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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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채권 우리은행 부실대응, 금융당국 책임론도

생사기로에 놓인 쌍용건설의 채권단이 긴급 대책회의를 열기로 했다.

쌍용건설에 대한 군인공제회의 가압류 조치 이후 처음으로 채권단이 모여 향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다.

금융당국 중재로 열린 군인공제회와의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쌍용건설의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은 난기류에 휩싸인 상황이다.

일부 채권은행은 이제라도 쌍용건설에 대한 추가 지원을 그만두고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로 선회하자는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쌍용건설 법정관리에 따른 협력업체의 연쇄 도산과 국내 건설사의 대외 신인도 추락 등 파장을 고려해 채권단이 결국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군인공제회 가압류’ 이후 첫 채권단 회의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을 비롯해 산업, 신한, 국민, 하나 등 쌍용건설 채권은행들은 이날 ‘채권단 운영협의회’를 열기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쌍용건설에 대한 채권단의 추가 지원 여부와 군인공제회의 가압류 조치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지난 4일 군인공제회가 쌍용건설의 남양주 아파트 건설 사업장 미수금과 관련한 공사대금 계좌 가압류 이후 처음 마련된 채권단 모임이다.

군인공제회는 쌍용건설이 시공사로서 지급보증한 원리금 1천235억원을 돌려달라며 가압류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의 신규 지원금 일부는 군인공제회로 들어간다.

우리은행은 지난 9일 금융위원회 중재로 군인공제회와 만나 원리금 상환 3년 유예와 출자전환 동참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채권단이 연말까지 추가 출자전환과 자금투입 등으로 5천억원을 지원해야 쌍용건설은 자본잠식에 따른 상장폐지를 모면한다.

추가 지원에 대한 부담을 느낀 채권단 내에선 지원을 포기하고 워크아웃 중단을 선언, 법정관리로 돌아서자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한 채권은행 고위 관계자는 “군인공제회의 가압류가 없더라도 추가 지원이 가능할지 불투명하다”며 “시장 논리대로 법정관리를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다른 채권은행 고위 관계자도 “애초 지원에 부정적이었는데 군인공제회가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이라며 “법정관리 의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법정관리 가면 국내 건설경기 ‘휘청’

이제라도 발을 빼고 싶어하는 채권은행들의 발목을 잡는 명분은 ‘국가 경제가 받을 타격’이다.

일단 쌍용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1천400개 협력업체의 줄도산이 우려된다. 이들 업체가 쌍용건설에서 받아야 할 상사채권 3천억원이 동결되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쌍용건설 협력업체들은 현대건설, GS건설 등 다른 주요 건설사의 물량도 받아오는 우량한 곳”이라며 “연쇄적인 파급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이 주력으로 삼는 해외 대규모 건설 공사도 당장 차질이 불가피하다. 쌍용건설이 맡은 프로젝트는 8개국에 16개, 금액으로 따지면 약 3조원에 달한다.

싱가포르 지하철 공사 4개 공구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아세안 서밋 행사장 건설, 파키스탄 항만 건설 등 여러 국책사업을 수주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건설이 이들 국내외 공사와 관련해 끊어준 보증서도 1조원이다”며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일제히 지급 요구가 몰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쌍용건설의 법정관리는 국내 다른 건설사의 신인도에도 악영향을 미쳐 해외 수주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우리은행 부실대응 도마…당국 책임론도

쌍용건설 워크아웃이 채권단과 군인공제회의 줄다리기로 난항을 거듭하는 이유로는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의 부실한 대응이 먼저 거론된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 쌍용건설 워크아웃을 결의하는 과정에서 워크아웃에 부정적인 채권은행들을 설득해 억지로 끌어들였다.

쌍용건설을 하반기 중 매각해 추가 자금지원에 대한 부담을 덜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으나, 애초부터 성사될 가능성이 작은 제안이었다고 채권단은 입을 모았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건설 경기가 이렇게 안 좋은 상황에서 조금만 더 기다리면 싸게 살 수 있는 쌍용건설을 누가 사려고 들겠나”라며 우리은행을 비난했다.

다른 채권은행 관계자도 “우리은행의 ‘물귀신 작전’으로 결국 외통수에 걸려들었다”며 “막대한 손실을 어떻게 수습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게다가 우리은행은 군인공제회와의 갈등이 예상되는데도 군인공제회 측과 이렇다 할 사전 접촉을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군인공제회와 제대로 협상하거나 논의한 적이 없다”며 “고위급 차원의 접촉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쌍용건설에 대한 지원을 고집하는 금융당국이 사태를 키운 장본인이라고 지목하기도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대주주였던 자산관리공사(캠코)를 통해 쌍용건설을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에서 당국도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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