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존 협상 끝난뒤 들어와라”… TPP 타이밍 놓친 정부

美 “기존 협상 끝난뒤 들어와라”… TPP 타이밍 놓친 정부

입력 2013-12-02 00:00
수정 2013-12-0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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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TR대표 “참여 관심은 환영… 가입은 적절한 시점에 협의”

한국 정부가 뒤늦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참가에 관심을 나타냈으나 이미 타이밍을 놓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TPP 협상을 주도하는 미국이 30일(현지시간) 새 참가국의 합류는 기존 12개 회원국의 협상이 마무리되고 나서야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마이클 프로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한국의 TPP에 대한 관심은 이(환태평양) 지역에서 이 협정이 갖는 중요성이 상당히 크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한국 정부와 적절한 시점에 TPP 협상 참여국으로 정식 가입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어 “기존 협상 참가국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TPP가 추진 중인 높은 기준에 맞출 준비가 돼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의 협상 참여 시점에 대해서는 “어느 국가라도 협상에 새로 합류하려면 현 TPP 협상국과의 양자 협의를 마무리해야 하고 이들 국가는 또 (의회 동의 등) 적절한 국내 절차를 밟아야 한다”면서 “이런 전제 조건을 고려할 때 새 참가국의 합류는 현 협상 당사국이 합의를 도출한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국이 참여하고 싶다고 아무 때나 받아주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한국이 TPP에 들어가려면 ‘관심 표명→참여 선언→기존 참여국의 승인’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미국의 경우 새 참가국의 합류를 결정하려면 사전 협의를 끝내고 미국 정부가 의회에 통보하고 나서 90일 이후에나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일본도 2011년 11월 참가 선언을 하고 나서 올 4월 참여국들의 승인을 받기까지 1년 5개월이 걸렸다.

외교소식통은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기간도 기존 회원국들의 동의를 일일이 얻어야 하는 절차 때문에 무려 15년이나 걸렸을 만큼 이런 문제는 한번 실기하면 큰 손해를 보게 된다”면서 “다자 간 자유무역협정 틀로 무역 질서를 재편하려는 오바마 행정부의 의도를 한국이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고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최악의 경우 한국이 협상에서 배제된 채 다른 회원국들의 합의 결과를 받아들이거나 거부해야 하는 양자택일의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1일 미 무역대표부의 성명에 대해 “TPP 신규 참여국에 대한 미국 측의 원칙적인 입장을 밝힌 수준”이라며 3일부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WTO 제9차 각료회의에서 예비 양자협의 절차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서울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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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0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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