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곳 중 21곳 실적 자진 공시
이달 말로 개장 5개월을 맞는 코넥스 시장이 초기 우려와 달리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상장된 중소기업들이 자진 공시를 하고 순이익을 내는 등 시장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거래량이 개장 초기에 비해 부진한 것이 여전히 문제다.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코넥스에 상장된 31개사 가운데 21개사가 3분기 실적을 자진 공시했다. 이달 말까지 추가로 실적을 공개할 상장사들도 있다. 코넥스 상장사에 실적 공시는 의무가 아니다. 하지만 시장에 신뢰를 심어줘 거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스스로 실적을 공개하고 있다. 21개사가 올 들어 9월말까지 거둔 영업이익은 평균 14억 3000만원, 순이익은 평균 10억 5000만원이다. 누적 매출은 평균 159억원이며 17개사가 흑자를 기록했다.
추가 상장도 예정돼 있다. 최홍식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이날 열린 ‘제2차 코넥스 시장 상장법인 합동 기업설명회(IR)’에서 “연말까지 20개사를 더 상장시켜 올해 목표인 50개사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사들의 반응도 고무적이다. 피부미용과 비만치료용 전문 의료기기 제조유통사인 하이로닉은 지난 7월 1일 코넥스 개장 이후 지난 20일까지 주가가 646% 올랐다. 하이로닉 관계자는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갈 경우 상장 요건 완화 등의 혜택이 있다”면서 “내년 코넥스 상장사 중 1호로 코스닥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제도 남아있다. 당초 코넥스는 연말까지 50개사 상장과 시가총액 1조원 달성이 목표였다. 현재 31개사가 상장됐고 시가총액은 목표의 절반인 5900여억원이다. 코넥스 관련 펀드는 대신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뿐이다.
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개장 초기의 절반 수준이다. 코넥스 시장 개장 첫 달인 7월 하루 평균 거래량은 7만 1000주, 거래대금은 4억 4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하루 평균 거래량 3만 4000주, 거래대금 2억 4000만원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하루 평균 거래되는 상장사는 10개 미만이다.
서태종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코넥스는 코스닥에 바로 가기 전에 평가받고 코스닥에 진출하라는 의미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가장 큰 목표가 상장사를 늘리고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진출하는 성공모델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거래량이 적은 것만을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거래량이 적다고 해서 개인 참여를 늘리는 것은 코넥스 상장사에 대한 정보 부족 등으로 투자하기가 어려운 개인에게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어 진입장벽은 여전히 필요하다”며 “상장 요건을 완화함으로써 상장사 수를 확대해 거래량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3-11-22 17면